오늘의 광주광역시의 도시 형태는 그 모태가 광주면(光州面)에서 시작된다. 1901년 당시 광주는 41개의 면(面)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제는 이 행정구역을 1913년 4월 20개면으로 줄였으며, 이듬해에 다시 15개면으로 정비했다. 1914년 4월 일제는 광주면의 재래 우리 지명을 버리고 통(通)과 정(町)등 일본식 지명으로 바꾸어 4개의 통과 10개의 정, 그리고 5개의 리(里)로 개편했다.

100년 전의 광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100년 전, 1910년대까지만 해도 광주는 인구가 고작 1만 명을 조금 넘는 고장이었다. 지금의 충장로 일대의 들판에는 갈까마귀나 까치가 떼 지어 논밭을 뒤덮었다.

박선홍 선생의 <광주 1백년>은 당시 광주 모습을 생생히 전하고 있는데, 해질녘이면 산짐승 때문에 일찍 문단속을 하고 바깥출입을 삼갔으며 박 선생의 생가가 있던 충장로 5가만 해도 1930년대 초반까지 족제비 때문에 병아리를 기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광주가 지금 세계적인 문화 도시의 꿈을 키워가며 해마다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마저 유치해놓고 있다.

1천 년간 전라도 남부지방 대표는 나주(羅州)

잠깐 여기서 광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기로 하자. 광주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 신문왕 6년(686)에 무진군을 무진주(武珍州)로 승격시킴으로써 처음으로 전남 지역의 행정 중심지가 되었다.

고려 태조 23년(940)에 무주를 광주로 고치면서 광주(光州)라는 이름이 처음 역사에 등장하게 된다. 조선 후기 이래 광주는 목사(牧使)가 주재하는 중간 규모의 고을이었다. 1896년 전라도가 남․북도로 분할되면서 광주는 전라남도 관찰사의 소재지가 되었다. 이로써 고려 시대 이래로 1천 년 간 전라도 남부 지방을 대표하던 고을이 나주(羅州)에서 광주(光州)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광주는 읍성 안팎으로 아직 인구가 3천 명을 조금 넘는 작은 고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31년에 인구 3만 명의 읍(邑)으로, 다시 1935년에 오늘날의 시(市)에 해당하는 인구 5만 명의 부(府)로 승격되었고, 해방 후 1946년 최초로 인구 10만 명이 넘었으며, 1949년 정부 수립과 함께 광주부(光州府)란 이름을 버리고 광주시(光州市)로 개칭하게 되었다.

그리고 1986년에는 전라남도와 분리되어 직할시로 승격되었고, 1995년에는 다시 광역시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고려 태조 23년에 처음으로 역사에 얼굴을 내민 광주(光州)라는 명칭을 가지고 따져보면 광주의 역사는 1천 73년을 헤아리게 됨을 알 수 있다. 세계 도시 가운데 1천년 역사를 가진 도시는 흔치가 않다. 1천년 광주시 역사상, 광주는 대변혁을 꾀하면서 세계적 도시로 진입하기 위한 용틀임을 하고 있다.

세계의 시선, 광주(光州)로 광주로…

빛고을 광주(光州)로 세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빛고을 광주에는 대규모 국제 행사가 줄이어 개최되었다. 작년 6월 13일부터 나흘 동안 JCI 아태대회가 열렸고, 작년 10월 29일부터 사흘 동안 제12차 세계 한상대회가 열린 바 있다.

그리고 올해도 세계 수소에너지대회,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총회,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 오픈 행사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아시아 전통오케스트라 공연 등 17개 행사가 펼쳐지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내년 2015년에도 큼직큼직한 대형 국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7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광주 곳곳에서 벌어진다.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끝나면, 2015년 9월에 국제디자인연맹총회가 개최되는데, 50개국에서 디자인 전문가 4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리고 2019년이다. 바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인데, 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단일 종목 3대 메가 스포츠로 꼽힌다.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무려 202개국에서 2만여 명이 한 달 이상 광주에 머물게 된다. 더욱이 이런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가 최소 비용으로 흑자 대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되는 바 크다.

광주, 올해와 내년 매우 중요한 순간

광주로서는 올해와 내년이 매우 중요한 해이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준공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omplex)은 지하 4층 지상 4층 연건평 139.179㎡(42.102평)로 문화 시설로 보면 서울의 국립 박물관보다 더 큰 대한민국 최대 규모이다.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 문화 공간이라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공사는 2014년 3월 말 현재 83%의 공정률을 보이며 내년 개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문제는 문화전당의 건립 공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관 이후 보여줄 콘텐츠이다. 세계적 수준의 개관 콘텐츠, 운영 프로그램, 운영 조직 등이 필요하다.

광주․전남은 한 몸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은 좀 더 광주시와 전라남도와의 협의 채널을 긴밀히 가져가야 한다. 특히 전라남도를 안고 가야 한다. 추진단으로서는 광주시 하나만 해도 협의가 쉽지 않은 터에 전라남도까지 챙기라고 하는 거냐고 역정을 낼 수도 있겠지만 광주․전남은 한 몸이었고, 지금도 한 몸이다. 반드시 전라남도와의 협의 채널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 광주․전남을 품어야만 아시아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아시아문화전당 콘텐츠 구축과 운영 기구, 조직 관련 예산에 아낌없는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들은 1천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는 각오로 이 사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동문화 82호 [2014 5,6월호]

노성대 광주국제행사성공시민협의회 회장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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