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종이 작은도서관은 2012년 초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결성된 비영리단체가 설립한 작은도서관이다. 다문화가족에게 관심을 갖고 자원봉사 중이던 이미경 교사(광주 서림초교)를 비롯하여 전․현직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교육적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작은도서관의 꿈이 결실을 맺었다.

다문화 가족들이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또 다문화가족 2세들의 학습의 부진 원인은 독서 습관에 있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다문화 가족 중 결혼 이주 여성들은 세계화와 신 자유무역 환경 속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오게 된 경우가 많다. 외국의 여성들이 단순히 섹슈얼리티를 이용하여 이주하여 오면서 결혼 후 가족 내에서 가사나 육아와 같은 재생산 노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국제결혼을 매매혼으로, 이주 여성들은 상품으로 격하시켜 바라보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

이러한 부정적 관점 때문에 한국사 회에서 다문화 가족 내 폭력과 인권 유린, 이혼률 증가 등 다양한 부적응 현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또 외국인들에 대해 무조건적 반감으로 외국인 혐오 현상이 증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출신 국가의 언어로 된 원서를 읽으면서 향수병을 달래거나 가족들에게 출신국 언어로 된 동화책을 읽어주는 문화를 오색종이 작은도서관이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문화 가족 2세들의 정적인 유대감도 강화됐다.

출신 국가의 언어로 된 책을 기부받고, 지인들의 자녀 책들을 모아 책꽂이에 촘촘히 진열하게 됐다. 그리고 재외동포 베트남 사업가의 원서 기부 및 공모 사업을 통해 원서를 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원서 수량을 늘려나갔다.

삶의 기억 속에 남는 책과 도서관

작은도서관은 문화 공간이면서 기록하는 역사의 기초 단위이다. 영국 리버풀 출신의 전설적 밴드 비틀즈 그룹 멤버의 유년의 메모들이 그 지역의 작은도서관에 기록되어 남아 있다고 한다. 이렇듯 오색종이 작은도서관도 이주 가족들에게는 삶의 기억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우리나라는 하드웨어적인 것들은 매우 발달되었고 몇몇 분야에서는 세계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풀어서 하는 방식에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고 선진국의 유산을 정화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기도 하다. 무분별한 문명의 쓰레기들이 범람하고 있으며 그 저급 문화들이 정신을 오염시키기까지 한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치유와 힐링의 독서 체험 개발

지역민들과 나누는 문화가 점진적으로 발전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며 다양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오색종이 작은도서관은 사라져가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문화 지정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다문화 전래 동화를 들려주고 세계 여러 국가의 문화와 언어를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의 문화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사업들도 해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율동과 동요, 빛 그림, 비눗방울 놀이들을 곁들여 흥미 있는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민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나 운영의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어려움은 다문화 가족들의 열정에 찬 자원봉사와 후원으로 극복되고 있다. 더욱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자립 경영의 기반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오색종이 작은도서관은 다문화 도서관으로 특성화시켜 운영하고 주말과 야간에 경제적 또는 개인의 사정으로 인하여 육아를 위탁할 곳이 없는 지역민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공간이다. 심리상담사를 확충하여 다문화가족의 심리적 안정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민과 교류하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여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동문화 83호 [2014 7,8월호]

한경숙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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