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박물관의 대변신이 시작됐다. 지난 6월 9일 7년 간의 공사 끝에 농업박물관에 ‘쌀 박물관’이 정식 개관돼 교육,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박물관을 비롯해 ‘쌀 농업공원’ 등 체험 중심의 쌀문화 테마 공원이 조성되었고, 올해부터 개설한 농업, 쌀 관련 체험 프로그램에 총 1만여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어 쌀문화 관광 자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전남 농업박물관장을 만났다.

➜지난 6월 9일 쌀 박물관이 개관했습니다. 쌀 박물관의 개관 과정과 규모, 전시 내용 등 현황을 소개해주십시오.

➘쌀박물관을 비롯한 쌀문화 테마공원 조성 사업은 영산호 관광지 내 15만 2천여㎡ 부지에 사업비 227억원(국비 87억원, 도비 140억원)을 들여 지난 2007년부터 올 6월까지 7년에 걸쳐 추진한 사업입니다. 주요 내용은 노후된 기존 농업박물관 전시실 리모델링과 쌀박물관 및 판매동을 신축하고 쌀농업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지난 2007년 2월 당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쌀의 중요성과 향후 관광 수요에 대비하고 농업박물관의 활성화를 위해 쌀박물관을 건립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이뤄졌습니다.

본관의 전시 구성은 영원한 인류의 생명 창고 농업이라는 주제 하에 농경역사실, 농경사계실, 공동체문화실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쌀박물관은 지난 6월 9일 개관했습니다. 전시 구성은 겨레와 함께 한 쌀이라는 주제 하에 쌀의 역사, 쌀의 미래, 전남의 쌀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전시실 이외에도 쌀 체험실과 쌀 카페, 입체 영상실 등이 있어 쌀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쌀농업공원은 영산호변 간척지 13만 8천여㎡를 매입해 지난해 6월 공사에 들어가 올 6월 말 완료했습니다. 여기에는 야외공연장을 비롯해 주말 농장, 생태연못, 친환경 농업학습장, 애완 가축장 등 총 24종의 시설이 있습니다. 주말농장은 내년부터 분양 예정으로 있습니다.

농업 테마 체험과 휴식이 있는 복합 문화관광 단지

➜쌀 문화 테마 공원이 개관되면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 쌀문화 테마공원이 개장됨으로써 기존 농업박물관 시설과 함께 농경문화에 대한 전시 관람과 교육은 물론 체험과 휴양뿐만 아니라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 문화관광 단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농경문화 체험관, 쌀요리 체험실 등에서 이뤄지는 수십 가지의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일선 학교 학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도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쌀농업 공원 주말 농장 등에서 실제 농사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등 농경문화의 산 교육장이 될 것입니다.

➜농업박물관은 2007년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농업박물관의 설립과 역사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전남은 예로부터 따뜻한 기후와 기름진 땅, 풍부한 물 덕분에 일찍이 농경문화가 꽃피었던 곡창 지대여서 흔히 ‘농도’라 불렸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농촌, 농업의 참담하리만큼 쇠락해졌습니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자 세계적 재앙으로까지 떠오르게 될 식량 문제를 고려할 때 우리가 지금의 농촌 현실을 더욱 애정을 갖고 이해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요즘 학생들은 농업의 중요성은 물론 벼 보리 밀이 무엇인지 구분조차 못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남도는 이러한 점을 염려해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농경 문화유산을 수집 보존 전시해 조상들의 슬기로운 삶의 문화를 후손들에게 일깨워주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1993년 농업박물관을 건립해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쌀문화 테마공원까지 개장하게 돼 농업을 테마로 한 전국 최대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체험과 협력 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

➜농업박물관은 다양한 체험 활동과 민관 협력 사업을 펼쳐왔는데요.

➘지난해까지 정월 대보름행사, 벼 한살이 체험, 단오행사, 장 담그기 체험, 팥죽 쑤기 체험, 허수아비 만들기 체험,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 전통 혼례 등 절기별로 12가지 체험 행사를 해왔습니다.

또한 부정기적으로 전통혼례용품 특별전, 갈이 도구 특별전, 농악 복식 및 기구 특별전, 중국 하모도 고대 농경유물 특별전, 농촌 사랑 글짓기 대회 등을 개최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정월 대보름행사와 벼 한살이 체험, 봉숭아 물들이기, 벼타작 체험, 전통 혼례(수시 접수) 등으로 특화해 규모화하고 농경문화 체험관과 쌀요리 체험실을 민간 전문가에게 위탁해 수십 종의 체험 프로그램을 상설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생들과 중국인 관람객들로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특히 7월, 8월 중국 관람객 체험 예약이 2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특별전도 주제를 정해 정례화할 생각입니다.

➜2013년 4월 농업박물관장님으로 취임하셔서 많은 변화의 물꼬를 터나가시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를 알려주십시오.

➘물론 전임 관장 때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이지만 쌀문화 테마공원 개장이 가장 큰 성과라 하겠습니다. 어떻게든 학생들을 비롯한 도민은 물론 전 국민이 즐겨 찾는 농업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또 지난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농업박물관 20년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발간, 그동안의 농업박물관 역사를 정리했습니다.

아울러 농업박물관이 너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저희 박물관 직원들로 2인 1조 지역홍보 담당팀을 구성해 학교나 여행사, 관광안내소 등에 대해 상시 홍보 활동을 전개토록 하고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 잡지 등 매체를 활용한 홍보에도 주력,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즐겨 찾는 농업 문화 명소 만들 터

➜쌀과 농업이 전남도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농업과 우리 전남도의 미래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전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쌀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업의 우리 인류의 생명 산업으로 결코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전남도는 친환경농업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전남 농산물이 전국은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인기리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남 농업의 미래도 비전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박물관에서는 농경문화관, 남도 민속생활관, 야외 전시장 등 기존 시설과 쌀문화 테마공원 등을 활용해 농경문화의 전시 관람, 체험을 통해 농업의 중요성을 알림은 물론 우리 농산물의 소비 촉진으로 연결해 농업, 농촌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농업박물관과 전남 농업의 미래 방향에 대해 들려 주십시오.

➘기존의 박물관 기능은 유물의 발굴, 보존, 전시 등이 주를 이루었지만 근자엔 보다 직접적인 교육 기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즉 일반 대중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켜 교육적 효과를 거두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쌀문화 테마공원을 조성한 것도 이런 교육기능과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입니다. 향후 저희 박물관 운영도 그런 확대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전남농업박물관은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 농경 문화유산을 전시 발굴 보전하는 역할을 넘어 체험이나 교육 등 농업의 산교육장이자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관광지가 되고 있습니다. 밥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를 제공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방문하셔서 농업의 소중함, 먹을거리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대동문화 83호 [2014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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