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거대한 제국으로 통일한 진시황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중국이 있었을까? 기원전 230년에 진나라 군대가 한(韓)나라를 멸망시키고부터 221년에 제나라를 멸망시켜 천하를 통일할 때까지 약 10년 동안 한, 조, 위, 초, 연, 제 6개국이 잇달아 진나라에게 무너졌다. 그리로 진시황은 중국 최초로 통일 국가를 세웠다.

진시황은 이렇게 중요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비해 기록이 많지 않다. 특히나 진왕조의 역사 기록 자체가 미비한 실정이다. 후대에 사마천의 <사기>나 유향의 <전국책>에서 조금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데 사후에 기록된 역사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진시황은 아주 잔인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리적이라면 명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인 실용적 군주였다. 무력 통일로 황제가 된 진시황은 나라를 안정화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한다. 화폐와 문자, 도량형을 통일하고 아주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유지했다. 반말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때 언론과 사상을 탄압하는 ‘분서갱유’가 일어났다. ‘책을 태우고 학자를 땅에 묻는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불멸을 꿈꾸던 남자, 진시황

1974년 서안에 살던 양씨는 우물을 파다가 ‘병마용갱’을 발견했다. 현재도 발굴중인 진시황의 병마용갱이 그제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병마용은 흙으로 빚어 구운 말과 병사를 가리킨다. 병마용들 각기 자세가 다르고 표정과 머리 모양이 같은 것이 없다.

지금도 개방을 하지 않은 진시황릉은 36년 동안 72만 명의 사람이 동원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대부분 죄수들이 동원되어 만들어졌고, 이때 진시황은 ‘사람 목숨은 파리만도 못하다.’라고 여겼다고 한다.

이곳에서 발굴된 많은 유물들은 ‘섬서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전체 면적이 7만 평방미터나 되는 이곳은 정주, 북경, 심양의 박물관들과 더불어 중국의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병마용 관련 유물 뿐 아니라 1840년 아편전쟁 중에 섬서성에서 출토된 각종 전시품도 볼 수 있다.

아름답고 중독성 강한 여자, 양귀비

서안을 두고 이야기할 때 진시황과 양귀비 그 어느 쪽이 더 중하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없다. 진시황이 중국과 서안을 번성하게 했다면, 양귀비는 중국과 서안을 신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웠다.

양귀비는 서시, 왕소군, 초선과 더불어 중국의 4대 미인이다. 원래 양귀비는 현종의 18번째 아들의 며느리였다. 양귀비는 별 탈 없이 6년간의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현종의 눈에 띄어 철저한 계략에 의해 결국 현종의 여자가 된다. 양귀비는 춤과 노래에 능했으며 현종의 마음을 모두 앗아가기에 충분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현종이 태진궁에서 양귀비와 사랑을 하는 동안 나라는 점점 몰락하고 민심은 흉흉해졌다. 그래도 현종 눈에는 오직 양귀비뿐이었다. 양귀비를 위해 단숨에 온천을 짓고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 바쳤다. 자연스레 양귀비가 원하는 대로 정치도 흘러가게 되었다.

결국 ‘안록산의 난’이 일어난다. 현종은 양귀비와 함께 서쪽으로 피난을 떠나던 중 양귀비를 지키지 못하고 38세 젊은 나이에 자결 아닌 자결로 그녀를 보내야만 했다. 비겁하게 본인의 목숨을 위해 양귀비를 내놓았던 현종은 이후 아들 숙종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양귀비만을 그리워하며 지냈다고 한다.

후대에 다시 피어난 사랑 이야기

당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1935년 백거이를 통해 다시 나타난다. 백거이가 쓴 <장한가>는 현종과 양귀비의 비애에 관련된 서사적인 장가로서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2002년에 중국 정부에 의해 장예모 감독의 손을 빌어 가무극으로 재탄생되었다. 양귀비가 즐겨 찾았던 화청지 야외 무대에서 이뤄지는 가무극은 1장 현종과 양귀비의 만남, 2장 안녹산의 난, 3장 양귀비를 그리워하는 현종, 4장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의 맹세로 구성되어 있다.

1991년부터 장안성 서남쪽에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를 조성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12년 9월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착공하여 지난 5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서안에는 43개의 대학이 있어 교육 도시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 서안은 장안의 역사의 화려함을 넘어 새로운 첨단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대동문화재단은 지난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진시황과 양귀비 이야기로 신비로운 중국 시안을 해외 역사문화 프로그램으로 답사했다. 이 답사에는 전남대학교 산업대학원 최고산업전략가과정 8기 원우 23명이 참석했다.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우리 문화의 원형을 세계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문화 탐방을 계속해온 대동문화재단은 8월 중으로 중국 하얼빈 해외 문화 탐방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동문화 83호 [2014 7,8월호]

김근하 기자  paranbaj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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