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지역’을 해석하는 언어는 다르다. 문화 콘텐츠 그룹 ‘잇다’가 바라보는 ‘지역’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는 곳이다.

특히나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는 그러한 지역성이 강한 곳이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깊고 넓게 공유할 것이 있는 ‘정신문화’가 있는 고장이다. 그렇게 ‘대동’의 가치를 기닌, ‘광주 정신’이 존재하는 도시에서 ‘잇다’는 태어나고 자랐다.

영화와 다큐로 세상을 잇다

잇다는 ‘영화와 다큐로 세상을 잇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7인의 스토리 텔러와 프로듀서, 감독이 동고동락하고 있는 문화 콘텐츠 그룹이다. ‘잇다’의 홈페이지(www.it-da.net)를 둘러보면 알겠지만, 잇다는 다큐멘터리에 강점이 있는 제작자들이 많다.

역사, 인권, 교육, 문화의 가치를 담는 다큐멘터리 작업들을 주로 해왔고, 광주를 기반으로 소재를 발굴하여 제작한 작품들을 전국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우리 지역의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이야기들을 2014년 현시대에 맞는 젊은 감각과 방법으로 재조명하여, 더 많은 사람들과 콘텐츠를 통해 공유하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를 아날로그 감성에 담아내는 사회적 기업이다.

2014년 ‘잇다’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콘텐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민중문화’를 키워드로 한 5.18 미니 다큐멘터리 시리즈. 두 번째는 ‘전통문화’를 키워드로 지역의 시공간과 인물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 다큐멘터리, 세 번째는 ‘현대미술’을 키워드로 한 퍼포먼스 다큐멘터리다.

현대미술 퍼포먼스 프로젝트 시동

이러한 3가지 주제 콘텐츠 중에, 가장 대형 프로젝트인 현대미술 퍼포먼스 다큐멘터리가 지난 8월부터 출발 신호를 올렸다. 예술가가 발 딛기 가장 힘들다는 독일 베를린 ‘플래툰 쿤스트할레’, ‘풀란드 스췌친 초청 퍼포먼스 아트’, 폴란드 ‘그단스크’, 싱가포르 ‘인디펜던트 아카이브’, 뉴욕 ‘브루클린 국제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발’ 등 세계 정상의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하는 광주의 아티스트인 퍼포먼스 아트 디렉터인 김광철 프로젝트이다.

자기 작품의 알맹이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이들은, 이처럼 대가가 아닌 경우가 없다. ‘잇다’가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차별성은 등장하는 인물, 살아 숨 쉬는 이의 의견이 50%, 만드는 이의 의견이 50%로, 다큐가 삶과 함께 살아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잇다’는 지금 ‘Romantic Bullet’ 타이틀을 걸고, 김광철 퍼포먼스 아티스트와 15개국 투어의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8월말부터 유럽과 북미투어를 시작으로, 아시아 전역까지 퍼포먼스와 다큐멘터리가 함께하는 세계 투어 프로젝트다.

‘Romantic Bullet’의 시작은 2012 광주국제미디어퍼포먼스아트 페스티발이다. 광주에서 퍼포먼스의 참맛을 선보이기 위해, 김광철 아트 디렉터는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을 대규모로 광주로 불러들인 것이다.

관객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며, 현장과 반응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매력 중에 하나. 그 매력을 2014년 ‘Romantic Bullet’이 세계 투어를 시작하기 전, 광주에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을 기념하여, ‘Sweet dew, Since 1980-International Performance Art Event’가 8월 8일부터 10일까지 금남로와 오월길을 무대로 열린 것이다.

광주로 초청된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은 2012년 광주 국제 미디어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로 손꼽힌 폴란드 작가 안토니 크라보우스키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퍼포먼스 아트 1세대 성능경 작가, 진보적인 페미니즘 가치를 담은 퍼포먼스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멕시코 작가 로시오 볼리버, 피아니스트 임동창 등 퍼포먼스 아트의 정수를 선보일 작가들이었다.

이런 김광철 프로젝트 외에도 ‘잇다’는 해야할 일들이 많다. 소외 계층의 미디어 접근권 실현을 위한 콘텐츠 제작, 학교 미디어 활용 교육 콘텐츠 제작, 지역 영상문화 발전을 위한 창작 네트워크 형성, 지역 문화를 활용한 공공미디어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광주의 역사와 숨결을 간직한 공간 위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 오늘도 ‘잇다’의 우리는 달린다.

대동문화 84호 [2014 9,10월호]

이순학 프로듀서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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