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기마을이 꾸는 꿈

지난 9월 18일 조선대 후문 도내기 시장 옆에 있는 ‘청춘 아고라’에서 지역 주민, 상인, 학생들이 모여 ‘마을 축제’ 기획회의를 열었다. 축제가 신이 난다. 조선대 패션디자인학과 학생들과 연계해 골목길에서 ‘거리 패션쇼’도 열 생각이다.

‘청춘 아고라’는 지난 3월에 문을 열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청춘문화기업 스토리박스, 공연기획 전문 에스홀리데이, 조선대 학생들로 구성된 공공디자인그룹 점선면 등 4개 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열정 하나로 뭉친 문화 공간

다양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장소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따온 ‘아고라’는 채워지는 것보다 아직은 비워진 것들이 더 많다. 실험적인 문화프로그램을 실행하다보니 좌충우돌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많다. 그러나 전전긍긍할 틈도 없다. ‘청춘 아고라’는 열정 하나로 뭉친 문화 공간이다.

젊음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는 ‘청춘아고라’는 누구나 참여 할 수 있고 아무렇게나 잘 논다. ‘청춘아고라’는 놀면서 만들어낸 문화 공간이며, 조선대 소유 유휴 창고에 터를 잡았다. 20여 평의 작은 공간을 3개월 동안 꾸며 무대행사와 전시가 가능한 장소로 만들었다. 조선대 미술학과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청춘아고라’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강연회, 전시회, 토크쇼, 공연, 마을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대 주변은 하루 평균 상주인원이 5만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내놓을 만한 문화공간이 없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 김태헌 소장은 “상인과 고등학생, 대학생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데 정작 그 사람들을 연결해 줄만한 공간이 없어서 고민했고, 지난해 8월 광주시 마을 만들기 아이디어 컨퍼런스에 ‘청춘아고라’가 선정되었다. 그리 많은 예산은 아니지만 몸으로 뛰며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해 본격적인 문화 공간 조성에 들어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청춘이여, 저지르면 열릴 것이다!

지난 2012년 12월 각박한 세상 속 공동체성을 회복하자는 뜻에서 마을 활동가들이 모여 마을 학교를 열었다. 그때 조선대 후문을 젊음의 거리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였고, 그 생각의 끝에 ‘청춘 아고라’가 매달렸다.

도내기 마을은 역사와 문화가 층층이 쌓여 있는 곳이다. 도내기 시장 터에 있었던 ‘도내기마을’은 도내기시장 동쪽에 있었던 도내기샘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한다. 원래 장원 봉에서 내려오는 시냇물과 샘물로 농사를 짓던 농촌이었다. 1965년 무렵부터 형성된 도내기시장과 도내기샘은 마을공동체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광주지산동 5층 석탑(보물 제110호), 오지호 화백 생가 등의 문화유산과 조선 대학교 등 8개 학교가 자리 잡고 있어 역사와 젊은이들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2015년 아시아 문화전당 개관을 앞두고 있다. 무등산, 조선대, 남도전통문화관광 테마파크(지산유원지)와 도내기 문화마을 간의 조화로운 문화타운 조성을 꿈꾸고 있다.

무엇보다 푸른 길의 전면 개통으로 지역민들이 푸른 길을 통해 도보로 도내기 문화마을에 방문하고, 다시 푸른 길을 통해 귀가하는 도시 공원 활용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빌 클리턴 전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은 바로 케네디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인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꿈꾸는 사람들에게 길은 열려 있다. ‘청춘 아고라’가 그런 공간이다. <꿈꾸는 청춘> 토크 페스티벌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새로운 너와 내가 다시 만나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춘 아고라’가 문을 열고 도내기 시장은 또 하나의 문화 희망의 거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거기 꿈이 있다. 이제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대동문화 85호 [2014 11,12월호]

한경숙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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