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국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광주 전남이 미래의 산업 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문화와 관광으로 특성화 되어야 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 문화 중심 지역으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본다.

노동력이 줄어드는 시점에 산업공동화에 따른 인력활용은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고 주변국의 인건비 상승과 국내 산업 인력의 부족, 높은 인건비 등에 의한 문제점들은 미래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부분은 당연히 문화예술과 고부가가치의 첨단 산업 등이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 세계 어느 도시보다 많은 국제 미술행사를 치르고 있는 이 시점에 광주전남은 관광과 미술로 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북과 대구에 음악분야는 특화되어 있듯이 우리도 반드시 문화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지만 특수 분야로 미술을 강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시문학, 공연 예술은 한시적이라 할 수 있고 시각적 메리트와 연중 24시 지속성을 가지고 있는 미술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유무형의 문화자본은 크기에 비추어 분야별 규모를 측정하여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

유․무형 문화자본 로드맵 제시돼야

문화자본은 흐름과 규모를 판단할 때, 도시 경쟁력이 국가간 경쟁력보다 우선할 수도 있다는 사실과 유동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세계적으로 알려져 수백만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유명 예술촌은 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먼저 시각 예술가들이 집성촌 형식으로 모여 집단 예술인촌을 자생적으로 만들면 그에 따라 화랑 갤러리가 모이게 된다. 관련 상업 지구까지 형성되면 결국 해외 자본까지 유치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1970년대의 뉴욕 소호 첼시거리, 1980년 후반 런던의 블릭레인 공장지구 예술촌, 2000년대 들어 베이징의 798예술구와 송좡예술구 등이 세계적인 예술촌의 모델이며, 활성화되고 방문 관광객이 많아져 유명해지면 관이 개입하거나 상업지구로 변모한다. 이를 통해 임대료 등이 비싸지면 예술가들이 다시 도시 외곽으로 옮겨 똑같은 형태의 예술인촌을 형성하는 파급효과를 낳는다.

예술가와 화랑이 집중되어 문화예술집성촌이 만들어지면 해외의 문화 자본까지도 새로운 지구로 모여들어 인프라가 구축되고 시장을 형성하는 똑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2006년부터 광주시에 예술 창작촌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만 있고 현실적인 대안이 없어 동선이 가능한 담양군에 담양 국제 예술 창작촌을 전국 최초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기에 이르렀다.

문화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판단한 담양군과 지역의 인문 철학적 기반, 관광 환경적 요소, 국제미술행사를 치르는 비엔날레관,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2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현실적 요소 등의 여건은 담양군의 풀뿌리 경제 정책과 맞물려 문화도시와 연계된 국제 도시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문화예술집성촌’ 파급 효과 커

문화 자본은 유동적이며 일정한 패턴과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뉴욕에서 런던으로, 다시 베이징으로 집중된 미술자본으로 확인이 된다. 2011년 기준 중국 전체 미술 시장 규모 35조, 2012년 기준 베이징만 부분적으로 20조의 미술문화 자본이 움직였다.

2006년 당시 필자가 예상했던 2012년 이후의 중국 미술 시장의 위축은 거품이 빠지는 시기로 구분할 수 있지만 배타적인 중국 시장에 등을 돌린 거대자본이 홍콩과 싱가포르로 내려왔다는 사실 또한 여러 매체를 통해 확인했다.

한국은 아직까지는 미개척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국내의 향후 힘들어 보이는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도 중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에 의한 금융 제재의 완화 등은 미술 시장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런 작금의 흐름들을 파악해 볼 때, 광주시는 인접한 전남권의 장성, 화순, 나주혁신도시와의 거주 연계성, 담양과의 관광 및 인문철학, 국제 창작촌으로 연계된 행정적인 유대와 통합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무안 공항과의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호 협력이 상생 발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광주와 전남은 국내의 부분 활황기로 일컬어지는 미술 부흥기를 만들었고 자본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장단의 과정들을 겪었다.

최근 광주의 국제 미술행사인 비엔날레와 국제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아트광주 등은 문화전당의 개관과 더불어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게 규모와 수적인 측면에서도 앞서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자주 지적했듯이 각자 독립되어 있고 운영주체가 불확실하여 책임소재가 약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으며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전문가로 구성된 관광과 미술특화 연구팀 및 사업 TF팀이 꾸려져 중앙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해야지만 이런 제반 문제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다.

주요 미술행사 시너지 효과 없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일컬어지는 비엔날레는 국제성과 위상에 있어 성공적인 운영을 했다지만 지역인재 발굴 실패, 예산확보를 위한 정책 개발의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대한 대안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된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예술가를 현장 및 기획자, 행정가로 종합 선정, 비엔날레 인센티브 등을 이용하여 해외 유명작가와 교류시키고 현지에서 기획과 전시를 병행하게 한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광주 일원에서 교류했던 해외 유명 예술가들을 다시 비엔날레 후원 전시로 초대하여 부대행사로 치르며 전 도시의 미술관화와 담양국제예술창작촌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만들 수 있다면 외부 관람객들이 거주관광을 하게 될 여지가 높아질 것이다. 본 행사 외에도 폭넓은 미술관련 부대행사 등, 관심의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광주국제 아트페어와 국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등의 군소 행사는 가장 중요한 운영주체를 명확하게 하여 책임소재를 뚜렷하게 해야 한다.

국내 타 지역 예술가들은 전국구로 활동하는 반면 유독 광주․전남 지역 예술가들은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지역미술 시장만 생각하고 유통구조를 무시한 일부 상업 화가들에 의해 지역 내외 콜렉터들의 신뢰를 잃었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관심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광주 전남의 예술가 전체가 매도당하는 미술품 거래의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가 바로 이 지역 외의 화랑 갤러리에 초대 받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지역의 예술가들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 가기 위해서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는 대외 자본이 지역에 투자될 수 있는 여건과 바탕을 조성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투명하고 신뢰감 있는 유통구조를 만드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하며 관에서는 화교 자본을 비롯한 문화자본이 유치될 수 있도록 제재완화와 특화된 미술 시장을 문화 전체로 확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서로 협력하고 문화가 다 함께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자본과 관람객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광주 전남의 미래 성장 동력이 기본 베이스 위에 빛을 발하리라 예상해 볼 수 있다.

대동문화 86호 [2015 1,2월호]

장현우 문화기획 예술가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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