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문화재단이 창립 20주년이 되면서 문화예술잡지 <대동문화>도 성년을 맞았다.

초기 문화답사를 소개하면서 시작된 <대동문화>는 계간을 거쳐 격월간으로 발행되면서 종합 문화예술 매거진으로 성장, 그동안 88호까지 독자 곁을 찾았다.

<대동문화>는 그동안 외형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콘텐츠 구성면에서도 꾸준히 발전을 모색하며 성장해왔다. 문화유적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전달함은 물론 대한민국 문화발전의 토대를 이뤘던 각계 인물에 대한 조명은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소중한 자료들이 될 것이다.

초기 <대동문화>는 ‘대동문화연구회’에서 펴낸 문화유적답사 자료집 형식으로 출발했다.

제1호에 담긴 ‘대동문화연구회 창립’ 취지에는 ‘옛 선현들이 남겨 면면히 이어내려온 고전 및 문화유적의 탐구를 통해 자아의 개발은 물론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안목을 넓히고, 나아가 전통, 문화의 보존 및 계승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데 그 뜻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1995년 6월 6일 실시한 ‘제1차 문화유적답사’의 자료집에는 담양-곡성-승주-화순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 가볼만한 장소와 의미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같은 문화유적답사 자료집 형식의 책자는 제6차 답사까지 매년 6월 6일과 10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국토순례-역사의 숨결따라’를 제목으로 소개됐다. 또 답사지역도 강진․해남, 진도, 영광․고창, 부여, 공주로 점차 확대됐다.

7차까지 100여 쪽 분량으로 발행된 답사자료집 ‘역사의 숨결따라’는 8차부터 ‘大東文化’로 이름을 바꿔 발간됐다.

11차 답사까지 진행된 이 형식은 진주문화권, 해남 보길도 유적지, 영산강문화권, 안동문화권 등으로 이어지며 주요 유적과 관련된 정보들을 소개했다.

1999년 통권 12호부터 지령 부여

답사 순서로 발간 차례를 대신하던 <대동문화>는 1999년 통권 12호부터 정식 지령을 부여하며 형태의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통권 12호 경주문화권을 시작으로 남해금산문화권, 구례․하동문화권, 속리산문화권, 서산․예산문화권을 거쳐 통권 17호 산청․함양문화권에 이르기까지 곳곳을 발로 누비고 성과물을 담았다. 하지만 이 때까지도 문화예술잡지보다는 문화유적답사 자료집의 성격이 강하게 남은 시기였다.

이 기간 중에 가장 주목할만한 일은 계간지로서 출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고정적으로 책을 출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내용에서도 문화유적에 대한 자료 중심에서 명산순례, 명사초대석, 역사 인물탐방, 고시가 산책, 문화유산을 찾아 등으로 다양해졌다. 문화단상 수필, 한시 감상 등도 함께 수록됐다.

통권 16호부터는 시, 수필 그리고 문학, 문화, 특집 등으로 섹션을 구분하고 남도의 야생화, 대동 초대전 등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한 지역을 주요 테마로 삼아 기록적 의미를 부여한 제작 형태는 2002년 신년호(21호)까지 이어진다. 통권 18호 문림 의향의 장흥에서 시작해 항만의 도시 광양(19호), 보성-삼경․삼보의 고장(20호), 진도-아껴둔 땅(21호) 등에 이르기까지 전남 문화유적의 보고(寶庫)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표지 이미지’ 15호부터 미술작가 작품 선보여

그동안 표지도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통권 14호까지 문화답사 지역의 중요 유적의 이미지로 채웠던 표지는 15호부터 미술작가의 작품으로 바뀌었다.

일초 위성만씨를 시작으로 우산 최현철, 서양화가 노의웅, 임농 하철경, 추산 김정국, 백민 조규일, 옥산 김옥진씨 등이 차례로 대동문화 표지화를 장식했다.

<대동문화>가 본격적으로 문화예술잡지의 형태를 띤 것은 통권 22호부터다.

문화유적답사 지역을 전면에 내세웠던 편집 형태에서도 벗어나 ‘한국 차(茶), 누구나 즐겨야 한다’를 특집으로 조명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아산 조방원 선생을 다룬 ‘무진정담’을 비롯해 그림으로 보는 고향, 문화와 기업이 만나는 자리, 대동갤러리 등에 이르기까지 문화계 전반을 주제로 다룬 점도 눈길을 끈다.

“진경산수란 진경이면 진경이고, 산수면 산수여야 하는데 그것을 합쳐 쓴다니 말이 안돼요. 예술활동이란 각양각색의 세계를 인정하는데서 나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막 섞어서 그런 다양한 생명을 없애버립니다. 이른바 뿌리없는 창작이 여기서 비롯되지요. 이는 젊은 사람들의 허위의식에서 나온다 봅니다.”

아산 선생이 생전에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생히 전해져 오는 듯 하다.

2002년 발간된 통권 23호는 <대동문화>가 또 한 번 눈에 띄는 변화를 준 시기이다. 이전의 계간지 형식에서 9․10월호부터 ‘격월간’으로 첫 선을 보인 것이다. 제호도 <大東文化>에서 <대동문화>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때까지는 격월간이라기보다는 계간지로서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 시기였다.

특집기획으로는 ‘색깔을 찾아서’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이제 홍의민족’(백승현), ‘조경만 교수가 말하는 지역문화와 색깔’, ‘오정색 천연염색과 전통 복색’(이상필), ‘현대미술과 붉은색’(정금희), ‘적색공포로부터 탈출하다’(최정기) 등 5꼭지가 실렸다.

사진작가 라규채씨의 백두산․북경답사기, 조상열 회장의 서해안 답사기도 함께 수록됐다.

2003년 첫 호(1․2월)부터는 <대동문화>의 내용도 훨씬 풍요로워진다.

특집기획 ‘새 물결, 새 문화로 간다’에서는 지난 2002년을 돌아볼 수 있는 글이 실렸다.

‘2002년 이 땅에서는 3가지 큰 일이 벌어졌다. 월드컵과 미선, 효순이를 위한 촛불시위, 그리고 대선. 붉은 옷을 입고 거리에 나왔던 월드컵 응원단이 얼마 뒤 미선이와 효선이를 위해 다시 촛불을 들고 쏟아져 나왔으며, 다시 며칠 뒤 선거 날 오전 노무현 후보가 밀리고 있다는 소식에 사발통문을 돌려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만들었다. 이 모습들에서는 새로움과 건강함, 페어플레이에 대한 열망과 함께 구태의연한 것을 버리고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방식을 향한 갈망 등이 모두 함께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1219는 세상을 바꾸었다.’(채복희)

이와 함께 ‘예도 한길’에서는 완제시조창 명인 이상술씨을 소개했고, 동신대 카메라박물관 탐방, 광주 대의동에 대한 지명유래 등이 다뤄졌다.

<대동문화>는 2003년 통권 27호(9․10월)까지 격월간의 성격을 띠고 발간됐다.

이 중 통권 25호(4․5월)에서는 특집으로 ‘문화수도로 가는 길’을 다뤘다. 특집은 문화 인프라 구축과 개념정리, 출판문화 육성, 네트즌의 생각 등으로 구성됐으며, ‘광주시립극단 창단하자’를 주제로 한 박윤모 당시 광주연극협회장의 글이 실렸다.

박 회장은 ‘예향의 도시에 시립극단 하나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시장이 완성도 높은 무대 공연 작품 하나 보지 않는 현실은 절망을 던져준다. 그런 도시가 어떻게 문화수도로의 탈바꿈을 꿈꿀 수 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광주에 희망을 던져주는 행정과 문화정책은 광주 시민들에게 용기와 문화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주는 정책이어야 할 것이다. 시립극단 창단은 그래서 더 우리에게 시급한 것이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어 통권 26호 기획특집에서는 ‘문화축제 성공과 실패’를 주제로 다뤘고, 27호에서는 ‘지방분권 문화자치부터’를 집중 분석했다. 이 시기 표지화를 장식했던 작가는 김재균, 김대성, 노의웅, 이우진씨 등이다.

대동문화 88호 [215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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