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이 아귀로 유명허믄, 고흥 나로도는 삼치지라우. 삼치는 겨울 괴기여라우. 여그 바다가 겨울 괴기덜이 모이는 갑습디다. 그래가꼬 고흥 허고도 나로도 허믄 삼치 파시도 섰응께. 요란 조개껍데기만헌 촌동네에 사램이 구름맹키로 모탔던 시절이 있제.

겨울 괴기럴 일본놈덜 때부텀 자기덜이 좋아갔고 조선 놈 주기가 아깝다 잉! 그라고 삼치를 건지자마자 일본으로 실어 내갔제. 긍게 우리 아부지, 어무니 때넌, 어치께 천신이나 해봤가디. 잡으믄 잽히는 대로 일본놈덜 나라로 빼 나가기 바빴응께.

요 괴기가 겨울괴기라 힘이 좋고 엄청 성질이 뻣셔. 긍게 육질도 좋고 탱글탱글허니 살집 씹는 맛이 쫄깃쫄깃허제. 얼음에다가 살째기 얼래가고, 회로 떠묵어야 맛나. 일본놈덜은 환장허제 잉. 그래가고 여그 삼치를 실어내갈라고 어항 공사도 허고, 일본놈덜도 많이 살고 했제.

일본놈덜 떠났어도 여그가 한참 때넌 개도 만 원 짜리럴 물고 댕긴다고 헐 정도로 한창이었제. 글다가 1980년대 들어온께, 여수여 목포요 큰 항구덜이 생긴 게 인자 여그도 조금 물이 가부렀제.

삼치는 중선배 타고 나가갔고, 채낚시로 잡어. 미끼도 안 뀌고 공갈낚시로 긴 줄에다가 바늘을 매갔고 쭉 바다에 땡겨놓제. 글믄 요 삼치가 성질이 급해갔고, 미끼럴 잡아 채 물제. 한 마리씩 채는 낚시로 잡는 것이 그물로 땡겨서 잡는 것보다 살이 잘 안 뭉개지고 좋아.

요 삼치는 중간치 정도밖에 안 되야. 원래 요놈덜은 5키로에서 10키로는 돼야 쫌 실헌 놈으로 묵을 수가 있제. 회도 좋제만, 괴기가 워낙 기름기가 없응께 살 발라내고 뼈를 무 허고 같이 여서 푹 낄에 묵으믄 죽은 사람도 살린다고 허제. 해장은 말 헐 것도 업고…. 옛날에는 요란 놈으로 삼치가 득시글 득시글 잽했는디, 인자 귀헌께 우리가 요라고 자랑칠라고 삼치를 안 보여주요?

나로도가 옛날에는 삼치로 날렸는디, 인자 뭣으로 날릴 수 있으까. 우리 아부지 어무니도 삼치로 나를 갤치고 했는디, 인자 삼치가 큰 돈벌이가 안 된께 다들 떠나불고 인자 농사도 짓고, 고기도 그만그만 접어불고, 허믄서 사는 가난헌 동네가 되야 부렀제 잉.

나로도는이라우, 나라를 위헌 섬이라는 뜻인게, 나라를 위해서 뭔 일이든지 헐 일이 생길 거이구만요. 여그는 나라를 위헌 섬이라고 혀서 원래 벼슬 높은 양반덜 말 키우는 섬이라고 해서 나라의 섬이라고 허고, 나로도로 헌 것이지라우. 긍게 나로도도 나라 위헌 일에 힘 한번 써볼 날이 있겄지라우.

고기도 윗물고기가 있고, 아랫물 고기가 있어라우. 삼치는 윗물고긴디. 바다 윗질 다르고 아랫질 다르제라우. 긍게 지그들은 그 자리만 지키제. 시방 높은 놈들언 지그들이 천년만년 높은 자리에 있을 종 알고, 아랫사람덜 알기를 뭣 맹키로도 생각을 안 허는 세상이제라우. 윗물 아랫물 다 흐린께 고거이 문제지라우. 물이 흐래지믄 괴기들이 살 수가 없제. 세상사도 다 똑같어라우. 근디 시방 우리덜은 흐린 물속에서 살고 있소? 아니믄 깨깟한 물속에서 살고 있소? 어찌요, 사징끼 양반?

1990년대 초반, 고흥 나로도 축정항

대동문화 88호 [2015 5,6월호]

최옥수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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