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세계인권도시포럼이 21일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막, 4일 동안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포럼은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도시발전, 주거, 환경)'라는 주제로 30개국 62개 도시, 1000여명의 국내외 인권도시 대표, NGO, 전문가, 시민 등이 참여해 가치있는 삶을 살기 위한 필요한 조건과 정책과제 등을 논의한다.

개회식은 윤장현 광주시장의 개회사, 박경서 포럼추진위원장 환영사, 이은방 시의회 의장 축사와 시민들의 영상메시지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오프닝라운드테이블에는 박경서 위원장을 좌장으로 윤장현 시장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죠티 상게라 UN인권사무소 대표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행복한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윤 시장은 기조발제에서 "이제는 개인 삶의 질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삶의 질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사업과 시민참여 도시기본계획 수립정책을 설명하고 '포용과 연대의 인권공동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시장은 또 "광주 시민은 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공동체 힘으로 우리의 행복을 스스로 지켜낸 경험이 있다"며 "차별과 소외, 폭력이 심화되고 비인간적 개발이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를 통해 서로를 지켜준다는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자"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는 "사람과 자연, 현재와 미래 세대, 제주민과 이주민 등 포괄적인 관점에서 청정과 공존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는 인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제주가 다소 늦었지만, 서울∼충남∼광주∼제주를 잇는 '인권도시 벨트'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이재명 시장은 "복지를 시혜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을 교정해야 할 때"라며 "성남 시립의료원 건립과 청년배당 등 복지 확대와 공공성 강화를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주장했다.

죠티 상게라 UN인권사무소 대표는 '식품 사막'을 개발 중심의 도시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예로 들고 "패스트푸드에만 의존하는 영양 불모지가 발생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모두가 인간성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삶을 위해 광주를 비롯한 지방정부와 UN인권사무소가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윤 시장의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크게 공감하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22일 열리는 '자치단체 인권사례', 'UCLG-CISDP(세계지방정부연합 인권위원회)회의', '도시정책세션' 등 특별세션에서는 다양한 인권 담론을 공유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주제회의는 환경, 여성, 장애, 사회적경제, 노인, 이주민, 어린이‧청소년, 교육 정책 등 8개 분야로 나눠 진행되고 포럼 기간 문화전당, 인권테마 프린지페스티벌, 대인시장 '별장',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을 방문하는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한편 개막식에서 원희룡 제주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윤장현 광주시장이 소개한 지역별 인권실천 사례와 고민, 인권도시로 도약을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원희룡 지사

제주의 현재는 위기이자 기회의 시대"라며 "어느 곳보다 인구유입과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개발과 투기 욕구도 증가하고 있다.

취임 이후 난개발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지만, 여전히 지역경제와 동반 성장하는 투자, 제주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 제주다움을 만들어내는 일의 균형점을 잡아가는 것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제주민과 이주민 간 갈등, 양극화에 따른 사회 불평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등 현안을 지혜롭게 풀지 못하면 다음 세대는 '제주도의 푸른 밤'을 더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국제인권 공동체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낸 광주를 비롯해 서울, 충남, 전남, 전북, 강원 등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서울 성북·은평, 전북 전주, 광주 광산 등 기초단체들도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다. '차려진 밥상 위에 숟가락'만 올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지만 제주 인권 거버넌스를 통해 서울-충남-광주-제를 잇는 '인권도시 벨트'를 구축하는데 역할을 다하겠다.

▲이재명 시장

시립병원 설립 운동, 재정위기 극복, 청년배당 등 성남시 사례를 소개하며 복지 확대와 공공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

성남시는 안전, 의료, 교육 분야 공공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재난·재해·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 경제적 이유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될 권리, 부모의 경제력으로 교육기회를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구나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시민 상대 조사 결과 시정 만족도가 79.9%로 나타났다. 성남시 사례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도 세계 곳곳에서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이런 노력과 경험이 모여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윤장현 시장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전환,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추진, 생활임금제 도입 등이 중요한 인권실천 사례이다.

내 가족과 이웃이, 나아가 우리가 서로를 지켜준다는 믿음과 신뢰가 회복돼야 시민이 행복하고 국민, 전 세계인이 행복한 공동체가 이룩된다.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 내가 사는 곳에서 시작해 더 먼 곳까지 미치고 척박한 인권토양에 희망의 씨앗을 뿌려 결실을 보는 일에 헌신하고 함께 연대하기를 희망한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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