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는 22일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갖고 광주전남연구원 김기곤 연구원이 발표한 내용과 청년들과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광주시의 청년정책이 지자체에서 제시하고 청년이 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라 청년들의 가치를 반영하는 참여형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청년정책이 단순히 기존 정책에 '청년'이라는 이름만 덧붙인 것이 아니라 광주시의 기본 비전을 마련하고 장기적 관점의 정책에서 접근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기곤 연구원

광주시는 지난 22일 시청 협업회의실에서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광주시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안)’ 공청회는 김기곤 연구원이 광주전남연구원에서 지금까지 연구한 청년정책 기본계획 방향, 전략과제 등을 설명했다.

이날 광주시의 청년정책 공청회는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앞서 광주시는 광주 거주 만 19세부터 만 39세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청년 현황, 경제·고용, 진로·교육, 문화·라이프스타일, 사회·지역인식, 청년정책 인지 등에 대한 것으로 청년 16명에 대한 심층 집단 면접과 1,200명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 조사에서는 광주 청년들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청년일자리 창출 및 확대’를 꼽았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광주시의 청년정책은 ‘일자리, 인재, 복지, 문화, 참여’라는 5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졌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인구(19~39)는 44만5,157명으로 전체의 30.2%에 달했다. 광주시가 청년정책 수립 때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와 관련,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3%가 ‘청년일자리 창출 및 확대’를 꼽았다. 이어 ‘직업상담 및 직업진로지도 확대’ 14.7%, ‘청년문화 활동 지원’ 12.8%, ‘청년 개인의 일상 생활비 보조’ 7.8%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실업 문제 책임과 관련해서는 58.2%가 ‘중앙정부’를 지목했고, 이어 기업(16.1%), 지방정부(10.8%)가 뒤따랐다. 또한 청년 실업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기업의 정규직 고용 확대(24.3%)’,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용 조건 격차 완화(24.3%)’가 많았다.

이날 공청회에서 연구원측은 향후 광주시의 청년정책을 '일자리, 인재, 복지, 문화, 참여'라는 다섯 가지 가치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일자리 분야에서는 청년 일자리 확대와 안정적인 고용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청년일자리 창출 및 고용 생태계를 조성하고, 공익형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 인력 양성, 청년창업 활성화 등을 설명했다.

인재 분야에서는 글로컬 인재 육성, 선도형 인재 육성 등을 제시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청년 부채 감축, 주거문제 해결과 연대 강화, 여성 청년 일-가정 양립 지원 확대 등을 내놓았다.

또 문화 분야에서는 청년 문화 향유 보장, 문화 인재 육성, 청년 공간 조성 및 활성화를 설명했다. 참여 분야에서는 청년 정책 참여제도 강화, 풀뿌리 청년 사회 참여 활동 지원, 청년 권리 보호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내용들은 광주청년들의 현실적인 문제보다는 백화점식 제안인 데다 기존에 광주시가 벌여온 중장년이나 여성 등 일자리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광주전남연구원 김기곤 연구원은 정부정책에 따라 청년정책의 지역 5개년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다루어야 할 내용들을 검토하다보니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광주시의 청년정책을 평가하면서 고용에 집중된 개별 이슈 중심의 분절적 대응은 다양한 영역에서 삶의 위기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광주시의 청년정책은 취창업과 같은 일자리정책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보다 확장하여 매우 구체적인 경험과 지식을 가진 글로벌하고 로컬리티를 가진 차별화된 인재육성에 대한 비전과 방향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계량적 수치에 급급한 성과위주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청년의 삶과 욕구,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광주시 청년 정책은 단순히 5개년으로 끝나는 정책이 아니라, 우선 광주시의 백년을 내다본다는 생각으로 기본적인 도시비전을 만들고 여기에 걸맞은 차별화된 광주만의 청년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오늘 제시된 내용을 보면 광주시가 그동안 추진해온 주력산업인 에너지밸리나 자동차밸리 등에 '청년'이라는 이름만 붙인 정도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청년 정책에 대한 다양한 센터들이 운영될 것으로 계획되어 있는데, 분야 구분 없이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센터로 일원화해 상담·교육 등이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광주시에서 기존에 진행됐던 청년 정책들에 대한 설명과 평가를 공개해 청년들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청년센터 서일권 센터장은 “청년 정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 자신들이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정책이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 발표한 내용을 보면 청년을 '무엇을 해주겠다'는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데, 광주 청년의 주체성과 책임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참여가 가능한 정책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정석 광주시 청년인재육성과장은 “오늘 공청회를 통해 얻은 의견을 통해 청년 정책 계획의 큰 틀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광주전남연구원과 함께 청년 정책 기본 계획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고민해 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2015년 12월 공표된 ‘광주광역시 청년정책 기본 조례’를 토대로 청년정책에 관한 5개년 기본계획 수립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