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놓고 갑질 논란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분에서 일반 사기업과 같은 비정규직 채용을 비일비재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영원한 '을'로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윤장현 광주시장이 취임 이후 계속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결국 일을 저질렀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 및 처우개선대책’ 후속으로 직접고용 전환 노동자를 현 소속기관에서 정규직화하기로 한 것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비정규직의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 기관내 직접고용이나 기존 공단의 기능 재편에 의한 고용, 공사·공단 설립, 출자· 출연기관 및 자회사 설립 등 4가지 고용구조 방안에 대해 TF회의를 벌였다.

결론은 현 소속기관내 정규직화로 모아졌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직접고용 전환노동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을 마련, 내년 2월부터 회계과를 시작으로 공무직으로 임용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현재 827명 중 749명(91%)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으며 이번 결정으로 이들은 기간제였던 고용 형태가 무기계약으로 바뀌게 된다.

광주시는 인력이 늘어날 경우 직접고용 전환 인원은 기준 인건비나 공기업 경영평가 감점 요인에 해당되어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고용노동부와 행정자치부에 직접고용 전환 인원은 평가에서 배제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고용부와 행자부가 이를 받아들여 우선 장애물을 제거하게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 기관 내 직접고용은 고용안정을 달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고 임금인상을 통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서 "직접고용 전환취지에 가장 부합한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와 지난해 2월과 12월에 사회공공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4월에는 노·정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예산의 범위 안에서 현 공무직과 다른 임금체계를 수용해 적정임금을 설정하는 ‘사회적 책임 실천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 따라 공무직으로 전환할 경우에도 시에 재정 압박을 주지 않는 등 사회 대타협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결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윤장현 시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노동자로서 삶을 영위하는 최소한의 권리이자, 고용안정이라는 광주형 일자리모델의 한 형태로 우리의 의무이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민간 영역으로 확산하기 위해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임금의 사회적 기준을 다시 만들어 심도있게 고민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우선은 이러한 제도가 눈 앞에서는 의미있는 결과이고 사회통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인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지자체 인건비 비중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현 구조에서 재정압박을 안받는다는 것은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조직 전체의 직무에 대한 효율성 검증이나 구조변경을 통해 일하는 공무원, 효율적인 직무가 이루어지도록 내부 정비도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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