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창, F-11 Mun Gyu Hyun 2011charcorlinkacrylic on canvas150x150cm

군사독재에 의해 한국 민주주의의 새싹이 꺾이던 1980년대 초반 독일로 유학길(?)을 떠났던 작가의 '자유와 평화의 회화 작업'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진다.

2015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달콤한 이슬'전을 통해 비로소 그의 고국에 알려진 정영창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고통을 짊어진 상징 인물들의 대형 초상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와 인권이었으며 평화였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은 평화와 인권의 화가 '정영창'전을 광주시립미술관 3, 4, 6전시실에서 8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갖는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16광주비엔날레를 맞아 광주정신을 알릴 수 있는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반전과 평화의 작업을 계속해 온 재독 한인작가 정영창 작가(1957년생, 뒤셀도르프 거주)를 초대해 그가 30여 년간 지속해온 평화의 작업을 선보인다.

정영창 작가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1980년대 초반 독일로 유학하여 카셀 미술대학,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을 졸업하였고, 뒤셀도르프에서 30여 년간 특유의 회화 작업을 지속하여 왔다.

1980년 많은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전두환 정권은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게 되며, 정영창의 고향 인근이었던 광주에서 5․18민주항쟁이 벌어졌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정영창은 이러한 한국의 불행했던 근현대사의 기억을 가지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고 한국을 식민 지배했던 일본의 탄압을 피해 1920년 독일로 망명한 이미륵처럼 한시도 고국을 잊은 적이 없었다.

정영창, 5Kamikaze 2010acrylic and laquer on canvas150 x 150cm

그는 지난 2015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달콤한 이슬'전을 통해 한국에 처음 알려졌다. 그는 한국 분단의 고통을 상징하는 교수 서 승, 카톨릭 신부 문규현, 축구선수 정대세 등의 대형 인물 초상을 통해 예술적이고 품격 높은 방식으로 한국의 분단과 군사독재 시절의 슬픈 역사를 상기시켜주었고, 기존의 한국미술과는 다른 독특한 양식과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관객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준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불행했던 한국의 역사에만 천착하지는 않는다. 그의 작업의 시간적 범위는 20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 100여년에 걸쳐 있으며, 그는 체르노빌부터 후쿠시마까지, 카미카제부터 드론까지, 죽어가는 보통사람의 모습부터 아름다운 인체의 모습까지 모두를 아우르며, 그는 예술을 통해 인류의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번 개인전의 전시주제를 '생과 사'로 생각하고 작품을 준비하였으며, 그 주제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영창, 2 head 2010acrylic and laquer on canvas150x150cm

정영창은 작가의 글에서 "사랑과 자유, 전쟁과 폭력, 착취와 투쟁이 계속되는 시대에 나의 중심주제는 인간에 있다. 인간의 아름다움과 고귀함 그리고 야만성과 잔악행위의 흔적들을 그림으로 기록한다. 생사의 현실에서, 삶과 죽음의 본질과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의미를 찾아 사유하고, 우주의 본질에 관한 생사의 명상을 담아내려하고 있다. 물질과 공간, 현실과 꿈이 무수히 교차하는, 그 보이지 않는 근원과 경계를 화가의 눈으로 보고 그린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감성을 바탕으로 서구의 논리로는 풀 수 없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예술적 해법을 제시하는데, 그가 즐겨 사용하는 흑과 백은 동양의 예술적 전통이자 서양의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흑과 백의 대비와 조화, 생과 사의 대비와 조화를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광주정신과 통한다.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자유․인권․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그의 작품은 한국 사회에 예술을 통한 치유, 그리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가치를 일깨워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시취지를 밝혔다.

개막식은 8월 31일(수) 오후 5시에 광주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