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코리아뉴스

한동안 TV를 틀면 금방이라도 냄새가 날 듯 쿡방이 대세였다. 국민 모두가 요리사가 될 정도로 요리 레시피가 공개되었다. 그러다 이제는 요리프로에 지쳤다. 요리프로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던 음악프로가 최근 다시 사랑받고 있다.

음악예능은 다음날 뉴스로 회자될 만큼 화제성까지 따르고 있다. 음악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다 싶은 노래는 음원차트 TOP 10위권 내 순위로 곧바로 진입한다. 역시 음악은 대중과 땔 수 없는 없는 장르인 듯하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은 드라마를 챙겨보는 것처럼 연속성을 가질 필요가 없다. 채널을 돌리다가 가끔 1~2시간 심심풀이로 보면 될 뿐이다.

케이블, 공중파 너도나도 오디션

음악예능의 열풍은 2009년 케이블방송 M.net에서 제작한 ‘슈퍼스타K’부터가 아닐까 싶다. ‘슈퍼스타K’로 인해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졌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비슷한 포맷으로 음악예능을 방영했다.

경합,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TV를 더 이상 수동적으로 보지 않았다. 직접 문자투표를 참여해 우승자를 가려내고, 때로는 화면을 보면서 심사위원처럼 참가자들을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M.net의 ‘프로듀스101’과 MBC의 일밤 ‘복면가왕’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프로듀스101’은 101명의 걸그룹 연습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 꿈을 향해 노력하는 소녀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하지만 출연자들을 A등급부터 F등급까지 순위를 매겨 지나친 서열화, 경쟁과열, 낙인효과 등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줬다.

MBC 일밤의 ‘복면가왕’은 지난해 설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로 자리 잡아 사랑받고 있는 음악예능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볼 수 없게 복면을 쓰고, 편견 없이 노래만으로 판정단의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 컨셉이다.

오로지 실력만으로 공정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대중들은 ‘복면가왕’에 열광했다. 요리프로의 쇠퇴는 이 프로그램이 한 몫 했다.

실력, 스펙 이외에도 다른 것을 모두 갖춰야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과감하게 뜯어내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역대 최고기록으로 9연승을 한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경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명가수의 재발견이었다. 국카스텐의 하연우가 복면을 벗는 순간 시청자들은 감동과 전율에 몸서리 쳤다.

대부분 양날의 검을 쥔 음악예능프로

한편 M.net의 시즌프로그램 중 하나인 ‘쇼미더머니5’는 대한민국의 힙합의 세계를 대중적인 무대로 끌어 올렸다. 예전엔 마니아층만 즐기던 힙합이라는 장르를 이제는 좋아하는 대중들이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쇼미더머니’는 양날의 칼을 검을 쥐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언론에 화제를 끌기 위한 선정적인 편집은 모든 대중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다.

랩을 통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조롱하는 일명 ‘디스’(disrespect,무례)는 서슴지 않은 표현들로 ‘삐-’소리로 논란을 끌고 있다.

또 시즌 3때 출연진 Bobby와 일리네어의 ‘연결고리’의 합동무대로 힙합장르가 인기를 끌면서 대학교 축제의 공연은 온통 힙합으로 뒤덮어 버렸다. 이때부터 대학교 축제는 화려한 조명과 힙합음악으로 물든 클럽 판으로 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올해 음악예능의 새로운 포맷이 등장했다. SBS의 판타스틱 듀오, 보컬전쟁-신의 목소리, MBC 듀엣가요제 등 일반인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실력이 월등한 일반 참가자와 프로 가수들이 한 마음으로 꾸미는 무대는 대중들에게 “나도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 하는 공감을 사고 있다.

웬만한 사람들은 좋아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하나쯤 있을게다. 가볍게 머리를 식히며 귀와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에 음악예능이 사랑받는 이유다.

대동문화 95호 [2016 7,8월호]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