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북아메리카판과 유럽판이 만나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는 곳이 있다. 아이슬란드이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만한 곳에 80% 정도가 빙하, 호수, 용암지대이다.

화산활동이 일어나면서 높은 산이 생겨나고 점점 빙하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불이 만들어낸 얼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는 다채로운 지형을 가지고 있어 지질학적 성지라 할 수 있다. 차창 밖으로 주상절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한 시간을 달려도 여전히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가 보일 때에는 두손두발 다 들어버렸다.

세계 최초의 의회가 열리다

아이슬란드는 바이킹이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이다. 바이킹의 삶도 무척이나 퍽퍽했나보다. 얼마나 삶이 척박했으면 이곳 얼음의 땅까지 와서 서로 평등하게 살자고 다짐을 했을까? 900년 전후로 바이킹이 아이슬란드에 정착하게 되면서 국가가 성립되었다.

기록상으로 930년에 의회가 설립되었는데 세계 최초이다. 하지만 발달되지 않은 의회제도였고 정치적 세력도 매우 미약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 외부의 침략으로 의회는 결국 사라지게 되었다.

그런 역사를 지닌 싱벨리어 국립공원(Þingvellir National Park)이 바로 그곳이다. 자유분망한 나라, 살기 좋은 나라의 편안함이 가져다 준 결과, 의회정치는 다시 시작되었고 1798년까지 계속해서 의회가 열렸던 곳이라 한다.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 헤클라 산(Hekla Mt)

아이슬란드 전역에 걸쳐 동그랗게 링로드(Ring Road)로 연결되어 있다. 링로드를 따라 돌다보면 아이슬란드 전국을 쉽게 돌아볼 수 있지만, 그 속살이 궁금해 과감하게 그 길을 벗어나 랜드(In land)로 들어가야 한다. 일반 차량으로는 불가능한 곳이다.

4륜구동이 가능한 차만이 진입할 수 있다. 당연히 포장된 도로는 없고 때로는 강을 건너야 하기도 한다. 간혹 번호판이 없는 차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강을 건너며 유실된 경우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검은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 헤클라 산(Hekla Mt)이 보인다. 쥘베른의 <지구 속 여행 –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읽을 때만 해도 헤클라 산은 어마무시하게만 느껴졌다. 미지의 세계에 두려움과 새로운 새상의 기다림을 동기에 안겨주었던 곳이기도 하다. 헤클라 산은 소설속의 유럽 고대 문헌의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서술된 산이다.

화산폭발이 내린 선물은 바로 온천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다보면 여기저기에서 올라오고 있는 수증기를 볼 수 있다. 년중 크고 작은 지진이 쉼 없이 일어난다는데, 혹시 내가 있는 지금 이 순간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확인해보니 지열 발전소이다.

화산폭발이 하늘이 내린 재앙이라면 온천은 선물이다. 노천에서도 쉽게 온천수를 만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블루라군(Blue Lagoon)이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온천수가 푸른색을 띠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6~8월까지가 여행하기 좋은 시기이다. 녹지와 빙하를 동시에 볼 수 있으며 백야현상 때문에 해가 길어 활동하기에 유리하다. 겨울철은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 사실상 여행이 많이 힘들어 진다. 지형의 특징을 볼 수가 없지만 여행경비가 싸고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대동문화 95호 [2016 7,8월호]

김근하 기자  paranbaj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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