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바늘이 80년 5월 27일으로 돌아간다. 전남도청 앞에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와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전국에 오월 정신을 알린 1인극 ‘애꾸눈 광대’가 6인극으로 재구성되어 2016년 상설공연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애꾸눈 광대’ 연극은 6인극으로 바뀌면서 더욱 스토리가 풍성해졌다. 극단 크리에이티브 드라마 대표 이행원씨가 연출을 맡았다.

이행원 연출가는 “1인극은 말 그대로 혼자 작품을 이끌어가야 한다. 혼자 연기한다는 건 경력이 많은 배우들도 겁을 내는 작업이다”며 “이 작품의 실제 모델이자 주인공인 이세상(지현) 선생님은 전문 연기자가 아니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열정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기존 극의 틀을 바꾸어 서사극 스타일에 악극 형식을 도입해보고 싶었다”며 “결국 살아남은 자의 슬픈 가족사에 초점을 맞추고 비극적인 삶이지만 희망을 노래하자는 주제로 극을 각색했다”고 설명한다.

기존의 1인극은 모노드라마형식이었지만, 6인극이 되면서 악극 형식으로 바꿨다.

1인극 개인기 중심에서 새로운 변화

이 연극은 ‘애꾸눈 광대’ 이세상(지현)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2016 ‘애꾸눈 광대’의 공연은 젊은 시절 광대(정이형)와 민철(정일행) 역을 맡은 배우들이 80년 5.18 당시 상황을 절절하게 재연한다.

이외에도 민철의 동생 민남과 애꾸눈 광대의 엄마(강인영), 아내(양선영), 여동생 인숙(최유정)등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주인공 광대의 개인 중심이었던 기존 극에서 새로운 변화를 담아 극중 활력을 불어넣는다.

주인공 애꾸눈 광대는 아끼는 후배 민철과 도청에 남아 끝까지 항쟁할 것을 다짐했다. 젊은 청춘의 목숨을 죽음과 바꾸기엔 너무나도 아깝고, 뜨거웠다.

계엄군의 집단 발포는 끝내 이 둘을 갈라놓는다. 그는 잠시 집에 있는 어머니 생각에 민철을 버리고 도망을 가려했고, 다시 발길을 돌렸을 땐 이미 늦었다.

결국 주인공은 한 쪽 눈을 잃어 애꾸눈이 되고, 후배 민철은 계엄군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오늘날까지 그 상처를 지우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애꾸는 광대’ 바로 그다.

그는 죄책감과 부채의식에 아들의 이름을 ‘민철’이라고 짓고, 민주화운동으로 삶을 살아갔다.

씻을 수 없는 죄책감에 때문에 여동생 인숙을 민철의 쌍둥이 동생 민남이와 결혼을 시킨다. 민주화운동으로 순탄치 않은 삶을 살게 된 애꾸눈 광대는 아들 민철의 가출, 여동생 인숙의 죽음, 아내의 가출로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상설, 순회공연 등으로 100회 선보여“오빠! 어릴 적 꿈이 광대였잖아. 이제는 아픔과 슬픔을 뚫고 희망을 노래하는 광대가 돼서, 팔도를 돌아다니며 민철이도 찾아야하지 않겠어?” - 극중 인숙

“형의 역사는 개인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역사여. 이 모든 걸 잊지 않도록 세상에 알려야제” - 극중 민철

이 세상에는 없지만 민철과 인숙은 꿈속에 찾아와 ‘애꾸는 광대’의 곁에서 희망을 심어주는 이야기를 남긴다.

결국 주인공은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도는 광대(이지현)가 되고... 이 연극은 학교와 사회에 적응치 못한 이 나라의 수많은 민철이가 가정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기를 염원하며, 민주주의를 찾자는 주제를 담았다.

2010년부터 1인극 모노드라마로 출발한 ‘애꾸눈 광대’ 공연은 상설공연과 순회공연을 거쳐 지난 8월 24일 100회 공연을 맞이했다. 일본 오사카 이코무라 홀, 대구 꿈꾸는 씨어터, 안산 떼아뜨래, 제주 4·3 평화공원, 서울시청 바스락 홀 등 치유가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올렸다.

 9월 20일(화)~21일(수) 오후 7시 30분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극장에서 새롭게 6인극으로 각색한 2016년 ‘애꾸는 광대’를 만날 수 있었다.

대동문화 96호 [2016년 9, 10월호]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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