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주년을 맞이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정량 평가하기보단 성찰의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국립아시문화전당 개관 1주년을 맞이해 22일 광주문화재단 4층 다목적실에서 문화전당 ‘안과 밖’ 1년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시민대토론회는 1부 전문가 토론, 2부 시민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송진희 호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토론이 시작됐다.

개관 1년, 이제 시작 단계다.

발제자로 박근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현재와 미래’로 마이크를 먼저 잡았다.

박근태 학예사는 “문화전당은 사이트가 가진 의미가 크다. 지역 사회의 호응과 지지를 받는 것이 분명하지만 광주 시민의 것만은 아니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며 “초기 개관 효과가 지난 뒤 약 3년 정도의 정착기를 지난 후 전당의 가장 큰 무기는 전당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이면 이제 시작이다. 전당을 평가하기 보다는 성찰을 하는 시기라고 본다. 꾸준히 관찰해야한다”며 “앞으로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외부사람이 봤을 땐 1회성 행사로 느껴지는 것이 있을 텐데 연속성 있게 잘 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김기곤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1년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제를 이어갔다.

전당장 공백, 정부의 무관심 대변

그는 실제로 전당의 첫 발은 ‘부분적인’ 출발이었다고 평가했다.

김기곤 연구위원은 “문화전당의 이념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시설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조직과 인력 역시 지속적으로 채워가야 할 불안정한 국면이라서 전당의 1년에 대한 평가는 더 유연하게 되어야 할 듯 싶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에 전당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모두 ‘적격자 없음’으로 선임되지 못했다”며 “전당장의 공백은 문화전당 뿐만 아니라 문화도시 조성 사업에 대한 국가의 ‘무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가 전당에 애착과 관심이 있는가로 확산된다”고 비판했다.

정성구 도시문화집단 CS대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7대 문화권 사업,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현재 8대 문화권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정성구 대표는 “7대문화권은 전당의 에너지를 도시 전역으로 실어 나르는 통로이자 거점을 만드는 사업이다”며 “그러나 현재 7대 문화권 사업은 미온적이고 일부 권역을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7대 문화권은 ▲문화전당권(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 ▲아시아문화교류원(사직공원, 양림동 일대), ▲아시아신과학권(광산구 비아동 일대), ▲아시아전승문화권(대촌, 칠석동, 효천 역세권), ▲문화경관·생태환경보존권(무등산·광주호 및 영산강·황룡강 일대), ▲교육문화권(마륵동공군 탄약고 부지), ▲시각미디어문화권(북구 중외공원 일대)다.

전당 짓는데만 12년 보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광주에 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하고, 7대 문화권을 형성해 광주 전역을 문화수도로 만들자는 취지다.

정 대표는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7대 문화권의 조정계획을 수립해 실현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며 “바로 국책사업인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성공과 전당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발제 이후 선재규 광주문화재단 정책기획실장, 기영준 아시아문화원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팀장, 박진현 광주일보 문화선임기자의 토론이 이어졌다.

선재규 정책기획실장은 “시민들 사이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문화전당만 짓는데 12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말이 있는데 터무니없는 말이 아니다”며 “예산을 살펴봐도 그렇다. 전당 개관 1년이 지나고 아문단 사업은 7년의 세월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선 실장은 “2023년 조성사업이 끝나면 운영주체 변경에 따른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며 “특별법 시한 종료에 따른 대비를 지금부터라도 광주가 문화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 마스터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당만의 차별화된 전략 분명히 해야

현재 아시아문화전당이 가진 가장 큰 역할 중 콘텐츠를 창·제작해서 유통하는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우려되고 있는 점이다.

기영준 전략기획팀장은 “당분간 평가받는데 부족함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당을 정량적인 평가로 치우치지 않고 향후 지역사회의 미치는 영향으로 평가 해야 한다고 본다”며 “아시아적, 동시대적이라는 콘텐츠가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전당이 가진 차별화된 전략이고, 다른 기관과 다른 철학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당의 철학을 담은 콘텐츠와 어느 정도 대중성을 지닌 콘텐츠를 함께 6:4의 비율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현 기자도 “전당이 창·제작하는 역할을 홀대하면 안 되고 미션을 계속 가져가야 수많은 문화 기관과 달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1차적인 수요자 광주시민을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노력이 필요하며, 비 시즌에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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