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요즘 나라꼴을 보면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이라고 한다.

최순실 국정 농단과 박근혜 게이트는 21세기 대한민국 현상이 온 세계에 코미디극처럼 희화화 되고 있다.

와중에 국정교과서 문제가 다시 한 번 국민들을 들끓게 하고 있다. 교육부 장관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교과서를 개발했다’고 했다.

교육부가 지난 11월 28일 공개한 국정교과서 ‘현장 검토본’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시기,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등의 편향적인 내용 일색이다.

또 제 나라의 국기인 태극기도 제대로 그려 넣지 못할 정도로 그 수준도 엉망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민국 국민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다.

역사연구소 김육훈 소장은 국정교과서의 문제를 두 가지로 짚었다. 첫째는 내용의 편향성이다. “‘박정희 추모교과서’라고 이름 붙여도 될 정도다. 한마디로 독재는 불가피했다. 나아가 독재가 한국 사회에 공헌했다는 식의 독재 미화다” ‘친일’ ‘북한’ 관련 서술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방 후 친일 청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도 은폐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서술은 시종일관 반북·반공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 민족의 일부이고 평화통일의 상대이기도 한데, 학생들이 이 책으로 공부하고 난 다음 북한과 통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 의구심이 든다”고 하면서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교과서가 시대의 흐름과 역행하고 있고 그러한 역행이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검정 교과서’가 잘못 되었기 때문에 새로 만든다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복면 집필진에 의해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고 미화하고, 독재의 긍정 서술 등으로 더욱 편향되고 나쁜 교과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이다.

미래의 동량지재(棟梁之材)를 키워내기 위해 새싹을 교육할 역사 교과서를 주문자의 입맛에 맞도록 몇몇 사람들이 밀실에서 짜깁기 했다.

이렇게 편향적으로 만들어진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에게 어떻게 균형 있는 역사관과 국가관을 바랄 수 있단 말인가.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의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교과서일 뿐이다.

정부당국은 ‘검정 교과서가 편향성 논란과 이념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사회적 갈등과 국민적 통합을 위해 학계의 권위자들로 집필진을 구성했다’고 했다. 집필진의 면모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뉴라이트 학자, 식민사관 사학자등의 편향된 집필진으로 짜여 있다.

인원도 당초 공언한 47명이 아닌 31명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자기 분야에서 권위는 있을지언정 사고는 결코 바른 역사관을 지닌 사람들이라 보기 어렵다.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왜 처음부터 집필자의 명단을 숨겨야 했던가? 그처럼 좋은 교과서를 만든다면서 왜 밀실 복면으로 집필해야 했던가?

이는 청와대 중심의 국정 농단하는 몇몇 패거리들의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느라 숨어서 기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근거가 아닌가 싶다.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국민을 억지로 세뇌교육 하는 국정교과서를 사용하게 하려는 나라가 과연 21세기 문명국가일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고는 하지만, 억지로 왜곡된 거짓역사를 가진 나라의 말로(末路)는 결국 경국(傾國), 패망뿐이라는 것을 역사는 말해준다.

역사학자 해로도토스는 ‘역사’를 기술하면서 “神은 인간의 오만에 대해서 보복할 것이라는 것을 믿었다”라면서 역사 인식을 명확하게 밝혀 두었고, 또 사마천도 ‘사기’의 ‘列傳’편에서 인간의 양식이 빚어내는 영광과 오만이 불러들이는 패망의 이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지도자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역사의 평가인 것이다.

오욕(汚辱)의 박근혜정부는 박근혜표 국정 교과서와 함께 사라져야 할 대상이다. 교과서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공청회등을 통해 국민의 여론을 수렴한 후 떳떳하고 공명정대하게 개선해 나아가는 것이 국가 백년대계이다.

나라는 망해도 역사는 살아있다는 말처럼 역사는 한나라의 자존이다. 2차 대전 때 연합군에 항복한 독일이 정치, 군사, 행정, 경제 등 모든 분야는 모두 승전국 뜻에 따라 정부를 구성하더라도 오직 독일 국민의 교육만은 독일국민의 뜻에 따라 한다는 고집을 관철 시켰다고 한다.

그만큼 2세들의 교육은 중요하고, 일국의 백년, 천년 대계인 만큼 특정 집단의 힘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악용 되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양식이 있는 사람은 역사를 두려워한다. 역사는 생생하게 살아서 오늘날의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진다.

조상열 발행인  ddmh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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