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의 창건과 유래

국보 제24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 석굴은, 경상북도 경주시 진현동 토함산(吐含山)에 있는 절로서, 대한불교조계종 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부속암자이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석불사(石佛寺)이다.

751년(경덕왕 10) 김대성(金大城)에 의하여 창건을 시작하여 774년(혜공왕 10)에 완성하였다. 석굴암에 관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는 일연(一然)의 ≪삼국유사≫권5<대성효이세부모신문왕대 (大城孝二世父母神文王代)>를 들 수 있다.

그중에서 석굴암의 창건에 관한 기록을 보면, 김대성은 현세의 부모를 위하여 불국사를 세우고 전생의 부모를 위하여 석불사를 세워서 신림(神琳)과 표훈(表訓)을 청하여 각각 머무르게 하였다. 그리고 석불을 조각하려고 큰 돌 한 개를 다듬어 감개(龕蓋)를 만드는데 돌이 문득 세 조각으로 갈라졌다. 이에 분노하다가 그 자리에서 잠들었는데, 밤중에 천신이 내려와 제 모습대로 만들어 놓고 돌아갔으므로 일어나 남쪽고개에 급히 올라가 향나무를 태워 천신을 공양하였다고 한다.

경주 토함산에 위치한 석굴암 내부장면

석굴암의 구조와 특징

석굴암의 구조적 특색은 무엇보다 화강암의 자연석을 다듬어 인공적으로 축조한 석굴사찰이라는 점이다. 즉, 인도⋅중국 등의 경우처럼 천연의 암벽을 뚫고 조성한 천연석굴이 아니다.

이 같은 토목기술을 바탕으로 이룩된 석굴의 기본적인 평면구조는 전방후원(前方後圓)의 형태를 취하는데, 네모진 공간의 전실, 전실과 주실을 이어주는 좁은 비도, 원형의 주실 3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주실에는 단독의 원각 본존상을 비롯하여 보살과 제자상등이 있고, 비도에는 사천왕상이, 전실에는 팔부신중상과 인왕상등을 부조하여 배치하였다. 이는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로서 땅을 나타내는 전실의 기능은 예배와 공양을 위한 장소이고, 땅(사바세계)과 하늘(부처님의 세계)을 비도가 연결하고 있다.

주실 천장은 궁륭형(穹窿形)의 둥근 양식이며, 그 위에 연화문의 원판천개를 두고 있다. 조각상의 배치는 전실부터 시작하여 팔부신중(八部神衆)8구, 인왕2구, 사천왕4구 천부2구, 보살3구, 나한10구, 감불8구와 본존여래좌상1구가 있다. 이들 불상의 배치에 있어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보다 좌우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고대 조형미술의 기본원칙으로써 석굴의 안정감을 한층 강조하는 구실도 하고 있다.

조각상 가운데 가장 중심은 본존여래좌상이다. 이 석굴자체가 본존상을 봉안하기 위하여 조영되었던 만큼 그 의미가 매우 큰 불상이다. 예배의 대상이 곧 본존이요, 중앙에 자리 잡아 석굴의 내부공간을 구획한 신라 조각미술의 결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뛰어난 작품이다. 본존상은 연화문이 새겨진 대좌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있다. 광배는 석굴 후벽의 천장 밑에 둥근 연화판석1매로 조성하였다. 이는 전실의 법당에서 본존상에 예배할 때, 예배자와 본존의 시각이 일치하도록 치밀한 계산에 따라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어떻든 본존상의 신앙적인 의미와 조형적인 가치가 훌륭히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부드러운 자태와 인자한 표정에서 고도의 조각술을 살필 수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불교의 구원상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석굴암의 보수

석굴암보수에 관한기록은 조선중기이후의 자료뿐인데, ≪불국사고금창기≫는 1703년(숙종 29)에 종열(從悅)이 석굴암을 중수하고 굴 앞의 돌계단을 쌓았으며, ≪산중일기≫는1758년(영조 34)에 대겸(大謙)이 중수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조선말기 석굴암은 울산병사 조예상(趙禮相)에 의하여 크게 중수되었고, 이후 조가절(趙家寺)이라 지칭하였다한다.

1907년경 우연한 기회에 우편배달부가 일본인에게 석실이 있음을 알렸고 그 말에 따라 발견했다고 전하여, 마치 석굴을 지하동굴에서 처음 발굴한 듯 과장⋅왜곡하여 선전하였다. 일본인에 의해 1912~1915년, 1920~1923년 수차례의 보수를 하였으나 사전연구 부족과 건축원리를 이해하지 못해 외면상의 수리는 되었으나 오히려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본존불 아래 석굴 내 지하수가 모여 밖으로 배출되는 수로장치를 이해하지 못한 일본인들은 이것을 막아버렸다. 지하수로 차가워진 돌들에 실내수분이 물방울로 맺혀 밖으로 자연 배출되도록 한 신라인들의 과학적인 구조를 어찌 일본인들이 이해하였으랴? 당시 그들은 새로운 재료와 기법으로 등장한 시멘트를 사용하여 석굴을 거대한 콘크리트덩어리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석굴암 보존상의 커다란 문젯거리를 남기는 결과가 되었다.

8.15광복 후 석굴암은 거의 방치된 상태에 있었다. 일본인들의 중수에서 빚어진 모순과 그로 인하여 발생된 가속적인 퇴락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1961년 들어서 각계각층의 깊은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석굴암에 대한 조사. 예비공사가 시작되었고, 1962~1964년까지 전면적인 중수가 시작되었다. 침수⋅결로 등 습기를 피하기 위하여 굴 내의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목조와즙의 전실을 설치하여 외부와의 영향을 배제하고, 배수구를 설치하고, 그밖에 굴 내의 조각상의 배치 등 일본인들의 잘못을 대대적으로 수정하였다.

석굴암은 규모면에서는 인도나 중국에 따를 수 없으나 예술적인 가치, 내포된 사상과 철학 그리고 축성에 적용된 고도의 과학기술은 세계 그 유래를 찾을 수가 없다. 석굴은 신라불교예술의 전성기에 건축된 종교, 건축, 기하학적인 구조와 균형, 예술, 수리 등이 잘 조화되고 명암, 명도, 착시현상 등을 잘 고려한 걸작이다.

석굴암은 단지 김대성 개인의 발원에 의해서 창건되었다기보다는 신라인의 믿음과 슬기로 만들어진 거족적인 민족의 발원이었다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한다.

대동문화 68호 <2012년 1.2월호>

황인숙 예술학 박사• 전남대 겸임교수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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