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귀국 후 호남의 심장부 광주를 찾았다. 반 총장은 조선대에서 특별강연 일정이 있었지만 해오름관으로 입장까지 녹록치 않았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 총장을 반대하는 시위가 입구부터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일부 청년들은 ‘서민 코스프레, 청년들이 노력하라’는 입장을 보인 반 총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펼쳤다.

반기문 총장이 도착하자 피켓 시위를 하던 이들은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도 없다!”,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 칭송한 당신은 안 반긴다!”,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 올 자격도 없다”는 고함을 치며 항의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18일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열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세상의 지도자 중에서 가장 연설을 많이 한 사람은 누구인지 아느냐. 나는 1년에 600번을 넘게 했다. 하루에 13번까지 한 적도 있다”며 “그렇지만 연설을 제일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UN에 있는 동안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세계적인 사람들의 정신을 받고 경험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특별강연에 앞서 반 총장은 5.18민주묘지에서 참배 일정을 마치고 도착했다. 반 총장은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증인들이다”며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민주주의 싹이 정착 된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UN사무총장으로서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만나 쌓은 인맥, 식견, 다양한 국제 경험 등을 내세워 자신을 어필했다.

반 총장은 “어떤 위기든지 같이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며 “여러분들이 시야를 바깥으로 돌려 글로벌 스탠다드한 시야를 가졌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반 총장이 귀국 이후 다소 어색한 행보를 보이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는 “(자신이) 완벽하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동서양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한국 사람들은 근면, 겸손, 일에 있어 완벽을 추구하지만 서구는 180도 다르다”며 “서양은 자기 자신을 내세우고, 일보다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경제적 약자,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것은 한국만 있는 문제가 아니고, 많은 유럽 국가들도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며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세계적으로 보면 꽤 높은 것은 아니다. 요즘 3포 세대, 5포 세대로 자포자기 하는 현상이 있는데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창업도 고민해보면 한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제화 지수는 100점 만점에 어떠한 점수를 주고 싶냐는 질문에 반 총장은 “국제사회의 기여, 민주화, 사회 참여도, 시민 민주의식, 교육 등을 따져 A학점이라고 본다. 90점 정도는 될 수 있다”며 “다만 이대로 가면 안된다. 광장의 민심으로 전 국민이 공감을 하고 지도자들도 각성해야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확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사드문제가 정치적인 문제가 되고, 국민들의 의견이 갈라진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얼마든지 외교로 해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보는 한번 놓치면 끝이다”고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기문 총장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구현한 나라에서는 지도자가 모름지기 포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어지러운 현 시국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국 언론에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세계 많은 지도자에게 하지말라고 한 것이 한국에서 벌여졌고 입장이 꽤나 난처했었다”며 “우리 국민은 좌절하다 못해 분노하고 있다. 지금 모두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귀국 이후 반 총장은 본격적으로 대선행보를 보이며 민심을 잡기 위해 전국을 돌고 있지만 1일 1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철도 티켓 발매기에 만원 2장 구겨 넣기, 꽃동네 방문 턱받이 논란, 묘소에 뿌릴 퇴주를 직접 마시는 등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수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