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설 전날 이글거리는 모닥불에 가족단위로 고기를 구워 먹거나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즐긴다.

정유년 설 연휴 마지막 날이다. 전국 각지에서 고향을 찾아왔던 사람들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상경하고 있다. 지방도나 국도, 고속도로가 벌써부터 구간 정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상경하는 차량들로 고속도로 정체가 예상된다는 예보다.

이번 연휴는 대체휴일을 포함하여 모두 4일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기간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설 명절 기간 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궁금해진다.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고 핵가족이 정착화 되면서 고유명절인 설이나 추석 등의 연휴기간은 주로 가족단위로 놀이를 즐기거나 여행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시풍속을 잇고 민속놀이를 즐기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명절을 보내는 것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설날엔 주로 연 날리기나 윷놀이를 즐겼다. 동네 마당에 마을사람들이 모여들어 걸죽한 탁배기를 마시며 윷판을 벌이거나 씨름, 장기 또는 연을 날리며 여유로운 명절을 즐겼다.

밤이 되면 동네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에 빙 둘러 모여 수건돌리기를 즐겼고 북이나 장구를 치며 합창으로 민요나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며 즐기기도 했다.

악기가 없으면 나무젓가락으로 상을 두들기며 목청껏 노래를 불러댔다. 누구랄 것도 없이 선창을 하면 모두가 따라 불렀으며 박자가 틀려도 음정이 틀려도 누구하나 트집 잡는 사람이 없이 마냥 깔깔대며 함께 어울렸다.

명절날 아침이면 부보님께 세배한 후 삼삼오오 짝을 이뤄 마을 어른들께 세배를 다녔다. 설날 아침 어른들께 듣던 덕담 한마디가 일 년을 기분 좋게 만든다.

시대가 변한 요즘, 마을단위의 놀이는 거의 찾기가 어렵다. 가족단위로 고스톱을 즐기거나 장작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긴다. 또한 여유로운 가족은 연휴를 틈타 해외여행을 가거나 국내에서 여행을 즐긴다. 예전의 명절풍속이 점점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은후, 이상아(전남 나주시 다도면)자매는 “예전에 고향에서는 동네 앞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 한 해의 시작을 단체로 즐겼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또 “요즘에는 도시에 사는 부모를 따라 찾아온 자녀들도 폭죽놀이나 휴대폰게임 등을 즐길 뿐 시골의 옛 정서를 배워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다.

동네마당에 모여 마을단위로 즐기던 명절은 이제 추억속으로 사라질 위기다. 사진은 전남 나주의 한 농가에 가족이 모여 설 명절을 즐기는 모습이다.

우리 고유의 명절을 이해시키고 전통을 잇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우리 것을 알려주고 전통을 잇게 만드는 것은 사라져가는 마을단위의 민속놀이나 풍습의 붐을 다시 일으키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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