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교체를 외치던 유력 대선후보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현실 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반 전 총장의 급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은 참모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로 제 3지대의 보수와 진보가 손을 잡을 것으로 전망한 빅텐트론까지 무너져 내려 대선판도가 요동치게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유력후보로 반기문 전 총장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없는 바른정당, 새누리당 등 보수 정당은 충격적인 발표에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총장은 1일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깜짝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며 “그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정치교체의 명분 실종되고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입국한 이후 쉴틈없이 민심행보를 보이며 숱한 원로 정치인들을 접견한 반 전 총장은 본인을 '보수의 소모품'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20일 만에 중도 포기 선언을 하게 된 것을 두고 본인이 자초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성급한 민심행보와 각종 검증공세로 10%대 지지율 하락, 친•인적 관련 비리의혹 제기에 대한 부담감, 정치경험 부족, 대선을 치룰 인력, 조직, 자금 부족 등을 제기하고 있다.

또 대선불출마 기자회견 직전 만난 사람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로 회동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 상임대표는 “공교롭게도 저랑 만나고 헤어지시자마자 불출마 회견을 하셔서 매우 당혹스럽다”면서도 “꽃가마를 대령하겠다는 사람은 절대 믿지 말라, 스스로 확신을 갖는 만큼 중심을 잡으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편 현실정치판에서 상처를 입고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반기문 전 총장에게 지지하는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하고, 다른 후보, 정파, 정당에 힘을 실어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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