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결국 구속 수감됐다. 창립 79년을 맞는 삼성그룹의 총수 중 사상 초유로 구속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영장심사 19시간만인 17일 새벽 5시 37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구속영장이 기각 된 후 두 번째 영장청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구치소 현장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삼성 관계자는 “머리가 멍하다”라는 단어로 심경을 털어놨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임원 인사를 포함하여 채용이나 신사업은 물론, 미래전략실 해체 작업도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함께 영장이 청구됐던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은 영장이 기각됐다. 구속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오전 6시50분경 구치소에서 나온 박 사장은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지금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굳게 입을 다문 채 구치소를 빠져 나갔다.

삼성측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2시간이 지난 오전 7시 30분경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짤막한 입장만 내놨다.

지역출신 민주당 전 국회의원 S씨는 “이재용 구속 소식에 기분 좋은 날이다. 이제 남은 것은 특검 연장과 탄핵안 가결, 박근혜 구속이다.”라고 말하고 “이재용 구속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스무고개 풀이가 막바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수의 구속 소식을 접한 삼성 서초사옥은 초상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삼성사옥의 미래전략실은 불이 켜져 있어 미래전략실의 긴박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암담하고 답답하다”며 “처음 구속영장이 기각돼 안심했는데 두 번째 행여 했던 구속소식을 듣게 돼 마음이 어지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계열사 사업들은 나름대로 진행되겠지만 삼성의 국제적 평판에 해가 될 것은 분명하다. 해외 사업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이 시작된 이래 재벌총수의 1호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