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시인 이명란

광주의 여류시인 이명란 씨가 제5시집 ‘오색찬가·어머니’(도서출판 한림)를 상재했다.

이 시인은 어머니에 대한 끝간데 없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도 ‘하얀 손수건을 가슴에 달아주던 친정 어머니’에서 이순(二筍)을 지난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고 있다.

아무리 불러도 부족하고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머니. 이명란 시인은 어머니에 관한 시(詩)로써는 기네스북 등재감이다. 한 가지 주제로 천착(穿鑿)하기에는 힘든 작업임에도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작품 영역을 확산하고 있다.

시집 ‘오색찬가·어머니’는 120편의 시를 7개 파트로 꾸몄다. 첫 번째는 ‘하늘 값은 오르지 않는다’로 여기에서 읽히는 어머니는 육신의 어머니라기보다 자연의 어머니에 가깝다. 둥굴레꽃으로 피고 무등산의 숨결이 되는 어머니, 시인은 삼라만상에서 어머니와 접점을 찾아 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어지는 ‘참살이’편, ‘마음의 문’편, ‘꽃마중’편, ‘겨자씨에도 씨가 있다’ 등 모처럼 어머니를 실컷 부르고 다정다감한 어머니의 품에 안긴 것처럼 안도감이 올라온다.

험난한 현실, 불안한 정세, 과연 한사람의 잘못이라고 손가락을 들기에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한영(韓英) 번역시로 실린 ‘어머니·44’의 부제가 ‘예전에 미처 몰랐지요’다.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지난 과거는 손바닥처럼 보일 터,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명란 시인의 시는 다수 노래로 만들어졌다. 파트 7에 꾸민 ‘노래가 있는 곳에 행복이’편에서는 치유의 마법이 들어있다. 결국 인생의 희로애락이 노래로 종결되는 것인가 보다. 어머니를 읽고 부르고 생각하다보면 잠시 세상의 시름을 내려놓고 본연의 나(我)를 발견하게 된다. 어머니가 샘가에서 퍼주시던 물 한 바가지가 그리워진다.

시인이자 화가, 낭송인, 문학전문강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명란 시인은 어머니 시인으로 살아가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번 시집의 표지 사진도 직접 찍었다. 웬만한 일은 스스로 척척해내는 만능의 어머니다.

1999년 충헌문화예술상, 2001년 문학21 문학상, 2002년 설송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오색 찬가·어머니’를 제5집까지 출간했으며 교보문고 이북 ‘2014 어머니의 강’이 있다. 또한 ‘한국명시 100선, 한국시인대표작1, 은발의 향기’ 등에 작품을 싣고 있다. 사회복지사 논문으로 ‘현대사회 여성의 역할과 복지정책’이 있다.

이명란 제5시집 '오색찬가 어머니'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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