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선 결과

한때 장래희망으로 ‘대통령’이라 썼던 기억이 있다. 남자 아이들은 특히 대통령이 많았다. 어른들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통령’이라 대답했고 어른들은 으레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놈 참 가상(嘉賞)하네’라고 칭찬하곤 했다.

어느덧 삼포세대니 오포세대니 하면서 장래를 포기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인구는 줄고 직업은 늘어도 직장은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할아버지, 아버지 까막눈일 때도 예닐곱 식구 먹이고 공부시켰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꽃이 피고 이웃의 정이 넘쳤다.

지난했던 촛불 투쟁,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졌다. 미궁과도 같은 정국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하루 속히 사회가 안정되길 원했다.

19대 대통령 선거. 그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으로 결정됐다. 9년 만의 정권교체다. 사분오열된 정국, 불안한 국제정세, 산재한 이슈를 안게 된 문재인 대통령. 그가 내건 공약이 어떻게 지켜질지 비상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대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우선은 우리의 대통령으로 전적인 신뢰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봐야 한다.

‘역사는 민족의 거울이다’는 말이 있다. 지금 역사는 기록되지만 당장에 평가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머지않아 거울을 들여다보듯이 지금이 보일 것이다.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이 시대의 역사는 대통령의 것이 아닌 동시대를 산 모두의 짐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꿈꾸던 대통령, 그때의 모델은 누구였을까. 위인전에 실려 있는 대통령이었다. 1948년 초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재임 중에 탄핵을 당한 18대 박근혜 대통령까지, 우리들의 마음에서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꿈을 잃어갔다.

꿈을 포기하는 것은 꿈을 꾸는 것보다 어렵다. 꿈을 꾸는 이유는 하나지만 꿈을 포기하는 이유는 많다. 꿈을 꾸는 것은 희망이지만 포기는 절망의 시작이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청년은 청년답게,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꿈을 꿀 수는 없을까. 그래야만 ‘나라를 나라답게’ 자랑스러운 우리 조국이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서로 칭찬과 격려로 이 어려운 난국을 정면 돌파하자. 모두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고,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꿈꾸는 아이들이 많아지며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이다.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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