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성 作, 긴장하지 마세요. 심장을 단련하세요.

공황장애란 병명이 있다. 공황발작이라고도 한다. 잘못 들으면 공항에서 무슨 문제를 일으키나? 하고 상상한다. 아니다, 공항하고는 아무 관계없다.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병명이다.

사전식으로 풀어보자. 두려울 공(恐), 어렴풋할 황(慌)이란 한자이다. 황은 뜻이 다양하여, ‘황홀하다’, ‘다급하다’, ‘절박하다’는 의미도 있다. 붙여서 해석해보자. ‘두려움이 다급하고 절박하다’는 의미이다.

가을은 마음의 병이 물드는 계절

그렇다. 공황이란 공포의 긴박 상황이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부수 글자이다. 두 글자가 모두 마음을 의미하는 마음 심 발(心)과 마음 심 변(忄)이 있다. 모두가 마음의 문제, 나아가 심장의 문제란 것을 암시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인간은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좋은 감정은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감정 등이 그런 예이다. 하지만 나쁜 감정은 인체에 건강을 해친다. 긴장이나 분노나 우울이나 슬픔 등이다. 선현들은 이런 감정을 화(火)라 하였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라고 칭한다. 이런 감정은 인체의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심장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친다.

화나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면 심장의 리듬이 흐트러진다. 즉 심장 박동의 규칙성에 혼란과 불규칙한 리듬을 야기한다. 박동이 불안하면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의 압력이 떨어진다. 압력의 저하로 전신의 혈액 순환이 저하된다. 혈액의 공급양이 적어지는 것은 필연이다.

전신에 문제가 생긴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공황장애의 환경이 조성된다. 여기에 운동 부족과 수면 부족이 동반된다면 기름에 불이 붙듯이 동반 작용을 한다.

요즘에는 기분이 안 난다. 한숨이 절로 난다. 우울하다. 앞날이 걱정된다. 뭔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런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걱정도 팔자’란 말이 있다. 걱정을 미리하거나 과도하게 하는 경우를 이른 말이다. 하지만 걱정이 커지면 정말 병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공황장애가 여기에 해당한다.

처음 출발은 불안감이다. 가슴이 텅 빈듯하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공포심이 심해진다.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다. 어지럽거나 휘청거리는 느낌이다. 흉부의 통증이나 구토감이 온다. 광장 또는 엘리베이터 안과 같은 특수한 공간에서는 불안감과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다. 신체의 일부가 저리거나 떨리기도 한다. 갑자기 서늘해지고, 차가운 느낌이 전신을 엄습한다. 모두가 공황장애의 증상들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유 없는 불안과 공포의 순간들

그리고 공황장애의 증상은 예고도 없이 발작적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순식간에 악화되었다가 사그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극단적인 불안 증세가 1시간 정도 지속된다. 한 주에 2회 정도로 발생하게 되면 확진할 수 있다.

발작의 재발에 대한 공포가 더욱 환자를 초조하게 만든다. 병원에서 현대적인 검사기로 검사를 하여도 특별히 짚을 만한 것은 없다는 결과를 내놓는다. 본인은 더욱 불안해지기만 한다. 만성화되면 우울증으로 발전하거나 강박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공황장애에는 한방 치료를 권한다. 특히 침술 치료가 최고다. 정신 치료에도 침이 활용되느냐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있다. 침은 신통하다. 특히 정신적인 긴장의 해소에 특효이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침은 정신을 안정시킨다. 임상에서는 양 유두 사이의 중간인 가슴 정중앙에 부황과 침을 놓으면 효과가 크다. 한편 귀에 놓는 이침 등은 또 다른 활용 가치가 높다. 기운과 혈액을 고루 퍼지게 하기 때문에 뭉쳐서 고민하는 것을 풀어준다.

한약 중에는 ‘귀비온담탕’이란 처방이 좋다. 처방 구성은 정신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한약들로 구성되었다. 불안이나 우울증 및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처방이다. 정신을 안정시키는 향부자란 약물이 주로 들어있다. 가정에서 약 대용으로 고를 때는 멧대추인 산조인이나 합환피, 오미자가 좋다. 차로 마시면 산란해지는 마음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

심장 단련과 스트레스 해소 방법 찾아야

이제 가을을 노래할 수 있다. 가을은 음양오행의 배속에서 오방색으로 보면 하얀색이다. 하얀색은 계절의 양기가 음기로 변화하는 시간을 상징한다. 가을은 기온에 의해 몸의 혈액 순환도 저하된다. 한편 마음은 우수와 슬픔의 감정이 베어나기 쉬운 계절이다. 장부에서는 폐장의 기운이 가장 상하기 쉬운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감정의 상처를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가을을 상징하는 색은 하얀색이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이겨야 한다. 방법은 심장을 튼튼하게 단련하는 것이다. 공황장애는 심장의 리듬의 엇박자이다. 심장의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운동에 투자하자. 단 수면은 충분하게 취해야 한다. 자! 이제 하얀 가을에는, 서러운 감정 극복하고, 푸른 하늘을 기대하자.

대동문화72호 [2012 9.10월호]

안수기 한의학 박사·대웅한방병원 병원장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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