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날아가는 하늘

정상석

파랑새 멀리멀리

날아가는 하늘 위로

나 양털구름 타고

여행 떠나고파.

귀여운 양털구름 타고

떠나는 여행이라

그 즐거움 더 크겠지.

게다가 너무 어둡던

나의 가슴에

새로운 희망 가득 담아

떠나보면 어떨는지.

파랑새 힘차게

날갯짓하는 하늘 위로

나 뭉게구름 타고

소풍놀이 떠나고파.

dream-memory1606, 53×45.5, acrylic on canvas, 2016

별 하나 별 둘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꼬는 “세상에 꽃이 단 한 종류만 있어도 사람들은 불만이 없을텐데, 셀 수 없이 많은 꽃을 가지고도 불평을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그렇다. 저마다의 생각 속에는 헤아릴 수 없는 생각들이 있지만, 그렇게 다양한 생각을 고마워하기보다 시기하며 질투하기도 한다.

사람이 쓴 시를 사람이 읽으며 사람들이 우는 까닭은 공감의 덕이다. 비록 내가 아니라도 나 역시 그와 같다는 생각, 다름은 같음을 찾는 조건이다. 불기 2561년 불자대상 시상식에서 정상석 시인을 본 순간, 마음이 저리고 코끝이 맵더니 급기야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시인의 가슴엔 이미 파랑새가 있었지 않았던가. 저마다의 가슴엔 이미 파랑새가 있었지 아니한가. 수천수만의 파랑새를 가지고도 못보고 있었구나.

검댕이작가로 통하는 김혜숙 화가의 화폭에서도 파랑새를 보았다. 너무 가까워 보이지 않거나 너무 멀어 못 보던 것들. 켜켜이 쌓인 세월의 틈바구니에는 나와 나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손짓하는 듯, 생각을 두고 온 생각너머가 그립다.

정상석 시인

정상석 시인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장애가 심해 학교를 다니지 못해 독학으로 공부했다.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원, 불자장애인들의 모임 <보리수 아래> 회원이다.

1997년 KBS 제3라디오 사랑의 소리 방송 ‘내일을 위하여’ 프로그램 로그송을 작사했다. 2004년 사이버장애인자립생활운동을 시작으로 2006년 장애인자립생활 정보공유 인터넷 카페 ‘푸른 내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춘천시장애인문학상 수기부문 ‘나는 독불장군이다’ 우수상 수상했다. 2010년-2014년 강원도장애인종합복지관 중증장애인자립생활 프로그램 ‘홀로서기’ 리더였으며, 2008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시와 음악의 만남’에 참여하고 있다.

2010년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회장 표창 수상, 2011년 춘천시민상 장애극복 부문 수상을 비롯하여 2017년 불자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 대한민국 장애인창작집필실의 선정작가이기도 하다.

시집으로 2003년 ‘하늘을 사랑할 수 있다면’, 2011년 ‘아침 강가에서’, 2015년 ‘새벽이 오는 소리’가 있다.

김혜숙 화가

김혜숙 화가는

조선대학교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순수미술학과, 미술학박사를 졸업했다. 논문으로 ‘단색회화의 정신성 연구 : <검댕이 회화>에 내재된 정신성을 중심으로’가 있다.

개인전 13회(광주, 서울, 순천, 부산, 남원), 2인전 2회(광주, 목포), 기획초대 및 단체전에 93회 참여했다. 아트페어 2016 서울아트쇼, 2015-2016 art:gwangju, 광주. 2014 파운틴 아트페어, 뉴욕.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전주 등에 참여했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강사 역임(2006년-2013년)했으며 현재 사)한국미술협회회원, 광주‧전남여성작가회 회원, 리나아트 대표를 맡고 있다.

김혜숙 화가는 검댕이 작가로 알려져 있듯이 현실과 무의식 속을 오가며 붓질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나의 작업은 지난 기억과 꿈에 대한 치유의 과정임과 동시에 꿈과 기억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영역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나가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대동문화 101호. 2017년 7-8월.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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