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우리 민요 밀양 아리랑의 사설 중 일부분이다. 동지섣달은 아주 추운 겨울철이다. 겨울에는 꽃이 피지 않기 때문에 꽃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귀한 꽃을 보듯이 반갑게 봐 달라는 의미 일 것이다.

대부분의 꽃들은 피어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봄의 전령사 목련은 이른 봄, 다른 꽃들이 피기 전에 잎새 보다 먼저 탐스러운 꽃을 피운다. 꽃이 다지고 난 다음에야 무성한 잎사귀들이 돋아나는 봄 꽃의 전형이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중복이 지나고 찌는듯한 삼복더위가 한창인 지난 7월 21일 광주광역시 서창동 학산사 외삼문 화단에 자목련이 활짝 피어 있는 게 아닌가. 무성한 암록의 잎사귀들 사이에 진보라색의 자목련이 고혹적이다.

한 두 송이가 아니고 무더기로 피어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자목련, 동지섣달에 보는 꽃보다 더 반갑고 귀하다. 자연의 이치는 오묘하고도 신비롭다. 자목련과 함께 따뜻했던 봄을 회상하면서 삼복더위를 잠시 잊어 보는 건 어떨까

학산사(鶴山祠)는 광주광역시 서창동 불암 마을 팔학산 기슭에 위치해 있으며 임진왜란 때 왜적과 싸우다가 고경명 장군과 함께 순절한 삽봉 김세근의 위업을 기려 제사 지내는 사당이다.

광주광역시 서창동에 있는 학산사. 단청이 아름다운 사당이다

임영열 시민기자  youngim14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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