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주는 그림’, ‘만날수록 기분 좋은 사람’, 조인자 작가의 전시회를 기획한 노정숙 총감독의 말이다.

재미작가 조인자 화가

한국미용박물관은 해외작가 특별초대전으로 오는 9월 12일까지 미국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조인자 작가를 초대했다. 초가을 빛이 빗살을 긋는 한국미용박물관 1층 갤러리에 나비가 날았다. 밝음이 엉켜 둥지를 튼 느낌, 명랑한 기운이다.

조인자 작가는 “‘견딜 수 없는 존재의 달콤함’으로 작품을 하며 자신의 색깔이 환해지고 밝아진 것을 느꼈다”며 “잊고 살았던 감사를 다시 깨달으며, 에피퍼니(E-piphany)를 외쳤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망각과 깨달음을 반복한다. 행복한 순간도 한순간에 지나고 힘든 멍에를 지고 허우적거린다. 그러다 다시 존재의 의미를 통해 무한한 감사를 누린다. 이러한 경우는 문학과 음악, 그림 등 예술의 장르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조인자 작가의 그림은 현란한 색채가 묘하게 정돈된 느낌을 준다. 원색과 섞인 바랜듯한 색감의 조화도 자꾸 눈길을 잡는다.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화폭은 마치 뇌에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착각에 빠진다.

견딜 수 없는 존재의 달콤함 2017

이번 전시 주제로 ‘찰나의 깨달음’을 잡은 것은 우연의 결과였다. 미국 시골마을의 재즈빠에서 들려온 ‘Get up and Go, 일어나 가라’는 조 작가에게 순간의 깨달음을 주었다. 10년 전, 휠체어에 의지해서 살던 그녀가 두 다리로 걸으면서 어느덧 감사를 잊고 말았다. 조 작가는 자칭 낙관주의자라며 살아왔는데 결코 충실한 삶을 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일어나 가라’, 그녀는 흑인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한 번 깨어났다. 그녀 앞에 귀한 것이 나타났다.

조인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축약되지 않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추상적인 언어를 표현하기에 사실주의 그림보다는 추상적인 개념이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한때 마비됐던 그의 오른손이 움직여 질펀한 감사의 물감을 모든 작품에 두껍게 발랐다. 그는 말한다. “나의 그림은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고 창조라기보다 찰나의 깨달음에서 튀어나온 것들이다.”

조인자 찰나의 깨달음전, 오프닝 세레머니

이번 전시에는 ‘깨어남’ 시리즈를 비롯하여 ‘존재의 순간들’, ‘랩소디’ 등이 선보인다. 전시된 그림을 하나하나 보노라면 어느덧 ‘깨어남’ 앞에 서게 된다.

조인자 작가는 현재 미국 미시간주에 거주하며 웨스턴미시간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2012년부터 초대 개인전과 다수의 초대 그룹전에 참가하고 있다. 2009년 미시간 주청사 공모전 ‘아트 인 더 하우스’ 등 다수의 공모전을 수상했다. 조인자 작가의 홈페이지에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http://injachogallery.com

문의 _ 한국미용박물관 062-514-6622

한국미용박물관 조인자 초대전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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