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는 여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었다. 엑스포가 끝난 후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휴식을 위해 여수로 찾아들었다.

여수항일독립운동기념탑

한려해상의 뛰어난 경관은 물론 고대로부터 역사적인 터전인 만큼 이야기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 그뿐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는 탁월한 행정력을 발휘하여 해상에서 즐길 수 있는 휴양시설은 물론 야행프로그램, 길거리 버스킹 등 각종 문화, 예술의 즐길거리를 충분히 제공하였다.

수많은 섬과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하고 있는 여수시는 비취빛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31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하나하나가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등 두 개의 해상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여수항을 ‘동양의 나폴리’라 부르는 것은 상업항과 무역항이 자리 잡고 있어 산업관광지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양의 경관이 잘 조성되어 있고 관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먹거리가 풍성하다. 또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추위가 심하지 않아 사시사철 볼거리가 넘치는 관광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비위산 전망대에 설치된 인공봉수대

웅천지구 이순신공원을 아시나요

얼마 전 웅천지구 택지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순신공원이 탄생하였다. 이 공원은 여의도공원의 1.5배에 달하는 36만 4379㎡의 면적으로 안내되어 있다. 여수에 새롭게 자리할 명품공원으로 아직도 조성 중에 있는 듯 보인다. 공원 명칭이 이순신공원이지만 이순신장군에 관련된 상징물이나 조형물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 공원 정상에 세워진 다섯 개의 봉화대가 유일하게 임진왜란 당시의 이순신장군과 관련된 조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원엔 눈에 띄는 상징물이 있다. ‘여수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다. 이 탑은 여수지역출신들로 항일운동을 하다가 순국하거나 옥고를 치룬 업적을 남긴 40명의 애국지사 탑이 세워져 있다. 공원에 세워진 항일운동사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고려 말 유탁장군의 장생포 승전, 조선 중기 이태원 장군의 손죽도 해전과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과 함께 전라좌수영 본영,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영 영민, 승병들이 힘을 모아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한 구국의 성지임을 알 수 있다.

또 여수는 한말 호남의병의 최후 격전지이다. 김성택, 이병현, 강진원, 정기 채 등이 1908~1909년 의병활동을 하며 몸을 바쳤다. 여수에서 의병 투쟁으로 40회 이상 교전을 벌였을 만큼 치열했던 곳이며 광무황제의 밀지를 받고 독립의 군부를 조직한 임병찬은 거문도에 유배 되었다가 1916년 순국했다라고 안내되어 있다.

여수출신 김백평, 이형영은 1919년 3월 1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후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또 정두범, 김철주, 김순배, 윤형숙, 박오기 등은 3월 10일 광주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고 윤자환은 여수경찰서 게시판에 독립선언서를 부착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라는 기록들이 빼곡히 써져있다. 이 같은 기록 등은 이 지역 출신들의 애국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될 듯하다.

이순신공원에 조성된 해바라기 밭

이 탑을 지나서 바위산 전망대 쪽으로 들어갔다. ‘소원드리 기념의 숲’을 안내하는 아치가 있다. 이 숲으로 들어가 소원을 비는 듯하다. 좌측으로는 삼려통합석이 세워져있다. 삼려는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등을 말한다. 3려는 역사적으로 한 뿌리이나 1949년 8월 15일, 여수읍이 여수시가 되고 나머지 9개면은 여천군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1986년 1월 1일 여천군 삼일읍과 쌍봉면이 여천시로 승격되어 여수반도는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등 행정구역이 분리되었다. 그러나 1997년 9월 9일 전국최초로 주민반발에 의하여 주민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3려 통합의견이 많아 1998년 4월 1일 통합 여수시로 탄생하게 된다. 이 통합석은 이 지역 웅천산에서 채취한 돌로 만든 기념석이다.

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을 올라 바위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입구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축소하여 만들었다는 산수첨경원이 있고 여수 가막만이 보이는 정상 중앙부에 다섯 개의 봉수대가 우뚝 솟아있다. 이 곳 봉수대는 외적이 침입하거나 난리가 일어났을 때 연기를 피워 위급한 소식을 전했던 조선시대 봉수대를 재현한 것이다.

바위산을 내려와 운동장 쪽으로 갔다. 야외무대가 웅장하다. 햇빛은 강했지만 시원하게 터진 공원 앞은 가막만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운동장을 지나 주차장 쪽으로 가니 해바라기 밭과 장미원이 보인다. 장미는 계절을 잊은 채 피었다가 시드는 중이다. 해바라기는 노란 꽃을 선뵈며 산책을 즐기는 이들에게 기쁨을 선물한다.

웅천친수공원에 세워진 조형물

이국적인 분위기 웅천친수공원

공원을 내려와 좌측 해안길로 접어들었다. 모 기업체에서 건설해놓은 예울마루라는 문화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예울마루로 올라가는 입구에 작은 분수를 만들어 여름이면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각종 공연 및 문화 프로그램들로 짜여있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예울마루 바로 앞은 웅천친수공원이다. 이곳에 서니 해외에 온듯하다. 때마침 물이 빠져 건너편에 위치한 장도로 건너가는 도로가 보인다. 이 도로는 인위적으로 만든 도로인데 물이 찬 만수위 때는 건너지 못하다가 물이 빠지면 도로가 드러나 사람들의 통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연상케 한다. 이곳 친수공원은 백사장이 아름다운 곳이다. 인공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바닷가엔 야자수 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

또 모래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물에서 나올 경우 몸에 묻는 모래를 털어낼수 있도록 방부목을 이용하여 백사장 입구레 장식했다.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친수공원에는 시원한 소나무 등이 조성되어 그 시원함을 더한다. 또 천막을 칠 수 있는 캠핑장이 자리한다. 또한 여름캠핑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시설과 편의시설이 준비되어있다. 부산의 해운대처럼 도심 속의 해수욕장으로 인기 만점이다.

물이 들어와도 완만한 경사로 형성된 해수욕장이다보니 물놀이하기에는 더없이 좋을 뿐만 아니라 물이 빠지면 각종 어패류 등을 직접 잡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무엇보다도 이로운 점은 시내가 가까워 비상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수공원은 두 종류의 캠핑장을 임대한다. 물 빠짐이나 이물질이 스며들지 않도록 바닥에 방부목을 설치한 곳과 맨땅으로 그냥 빌려주는 곳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각 1만원 또는 5천원이다. 주차는 반대편에 주차장이 있으나 캠핑장으로 편리하게 가기 위하여 주로 대로변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곳은 견인지역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옆쪽에는 이순신마리나가 자리한다. 이순신마리나는 해양체험의 장소로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세일링요트 그리고 익스트림보트는 그중에서 최고의 인기다.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돌아오는 해양레저야말로 바다 중 바다의 매력이 아닐까. 이 때문에 여름이면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2단계 사업을 기다리는 전라선 폐선부지

도심 속에 숨겨진 또 하나의 매력

해변에 위치한 공원에 매력을 흠뻑 느꼈다면 이번엔 도심의 매력에 빠져드는 공원이 있어 달려가 본다. 전라선 폐선 철도부지에 조성중인 문화 복합 공간이다. 여수 둔덕동 주민센터에 주차를 하고 폐선철길로 올랐다.

전라선 옛 기찻길 공원화사업에 따라 둔덕동 주민센터에서 오림터널 구간 내 2㎞를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로 개통했다. 둔덕동 주민센터에서 오림터널까지 전체 구간(3.8㎞)은 당초 9월말 준공 예정이었으나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부 구간을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한 것이다.여수시는 공원화사업 1단계 구간 중 만흥공원에서 미평공원 구간 7.7㎞를 올해 말 완전 개통하고 원학동공원에서 시작하여 양지바름공원 구간 7.6㎞는 내년 상반기에 개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2단계 사업구간인 양지바름공원에서 시작하여 율촌조화공원 구간 6.1㎞는 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기차가 다니던 곳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옛 기찻길 공원이 여수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남은 구간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수는 다가갈수록 매력에 빠져드는 도시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동백 숲 오동도를 시작으로 거문도와 백도를 비롯하여 일출이 아름다운 항일암이 자리한다. 또한 천혜의 비경 금오도의 비렁길, 여수밤바다, 해상케이블카, 이순신 대교가 있다. 이뿐 아니다. 여수 진남관(鎭南館)은 조선시대 객사로 지은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로 임진왜란 때는 삼도 수군통제영으로 사용된 조선수군의 중심 기지였다. 진남관은 1598년(선조 31) 전라좌수영 객사로 건립한 건물로써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수군기지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진남관이 위치한 전라좌수영은 설치 당시 성곽의 둘레가 1.7킬로미터였고, 진남관 외에 80여 동의 건물, 민가 2,024호, 우물 9곳, 연못 1곳이 있었다. 남쪽 · 동쪽 · 서쪽에 성문이 있었으며, 남문 밖은 바로 바다와 접해 있었다. 지금은 남문 밖의 바다가 매립되어 시가지로 변해 있다.

이 모든 장소는 여수가 자랑하는 보배 중의 보배로 연일 관람객이 북적 거린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중심지 여수, 이제 우리는 이곳을 비켜나 휴식을 취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대동문화 102호. 2017년 9월-10월>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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