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에 위치한 선이고운 치과갤러리에서 “밭매다가 딴짓거리”라는 기획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작가 이육남이 전북 고창의 바닷가 책마을 해리에서 라성리 마을 할매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일상을 ‘가족’, ‘일’, ‘생활’이라는 주제로 그림과 글로 표현하도록 도와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한 것이다.

이육남 작가는 그림책 ‘수궁가’로 잘 알려진 민화 작가이다. 이전까지 작가로서의 그의 관심은 “무언가 근사해 보이는 어떤 것”을 주목하고 그림책으로 표현하고 만드는데 있었다.

서울을 떠나 살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그는 어느 날 뜬금없이 서울의 집을 놔두고 라성리의 책 마을 해리에 작업실을 얻어 귀향했다. 그는 바닷가의 마을에서 자연스럽게 농사일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할매들이 어떻게 밥을 해먹고 소일거리를 함께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그곳에서 만난 것은 무언가 근사해 보이는 그런 풍경이 아니라 할매들의 일상, 아무것도 치장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인 삶의 텁텁한 일상이었다. 그런 아짐들의 그 이야기들을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책마을 해리에 모여 작가 이육남과 함께 다시 그림으로, 일기로, 판소리로, 민화로 그리고 만들기 시작했다. ‘오방색 단청 그리기’를 통해 글씨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의 연필대신 붓으로의 첫 수업을 실시했다.

이번 전시회는 모두 11명의 아짐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지난 2년 동안의 결과물을 묶어 책으로도 만들 계획이라는 이육남 작가는 “이번 작품들은 그간 할매들이 바쁜 농사일 도중에도 밭매다 말고 책마을 해리에 와서 해온 딴 짓거리 들이다.” 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는 2015년 12월 1일부터 2016년 1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선이고운치과 갤러리 062-367-2279

[대동문화 92호. 2016년 1,2월호]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