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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희경루(喜慶樓)'기쁘고 경사로움'의 광주를 상징하는 누정
이근섭 시민기자 | 승인 2017.11.13 10:55
무진주문화재지킴이 이근섭

2018년은 '전라도'의 이름을 갖게 된지 천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 때 행정구역을 도 단위로 나눌 때 강남도(江南道)와 해양도(海陽道)를 합쳐 두 도를 대표하는 전주와 나주의 이름을 따서 1018년에 전라도라 하였다. 그 명칭이 천년을 거슬러왔음은 지역으로서 기쁘고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광주는 기나긴 역사에 걸맞는 전통축제의 상징적 공간이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조선시대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사신을 맞이하여 연회를 베풀던 곳으로 경복궁에 경회루가 있다면 지방에는 객사와 더불어 남원의 광한루나 밀양의 영남루, 진주의 촉석루와 같은 누정들이 있다. 이러한 관아의 누정은 현재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축제나 전통행사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광주에도 예전엔 읍성의 객사 건너편에 '희경루(喜慶樓)'라는 누정이 있었다. 지금의 충장로 광주우체국 부근으로 추정하며 옛 지도와 기문에서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1451년 신숙주가 쓴 「보한재집」에 의하면 광주는 전라도의 큰 고을로 '공북루'라는 누가 주의 북쪽에 있었는데 허물어진지가 오래되어서 새로 부임한 태수 안철석이 고을에 관유(觀遊)의 장소가 없는 것을 아쉽게 여겨 1451년에 남북으로 5칸, 동서 4칸의 누를 동향으로 준공하였음이 나타나 있다. 동쪽으로는 큰 길에 임하고 서쪽으로는 대숲이 내려다보이며 북쪽에 못을 파 연꽃을 심고 동쪽에는 활을 쏘는 관덕의 장소로 만들었다고 한다. 광주는 1430년(세종 12년)에 고을 사람 노흥준이 목사 신보안을 구타한 사건으로 목에서 무진군으로 강등 되었는데, 20여 년이 지난 1451년(문종 원년) 이선제를 비롯한 고을사람들의 상소로 다시 광주목으로 승격되는 경사스러운 때에 누정이 완공되어 '기쁘고 경사로운' 의미의 '희경루'라 지었다는 연유가 전한다.

 

또 하나의 기록은 1536년에 쓴 조선 전기의 문신 심언광의「어촌집」「 희경루기」에서 희경루의 변모를 살펴볼 수 있다. 1451년 지어진 희경루가 80여 년이 지난 1533년 불의의 화재로 소실되자 목사 신한이 완도에서 목재를 구해와 1534년(중종 29)에 중건하였음을 알 수 있다. 모양새와 방위는 옛 제도를 따르되 담장을 두르고, 계단은 잘 다듬었으며 단청을 하여 더욱 장엄한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1879년 간행된 광주읍지에 목사 안응수가 1866년 중수하였다는 사실과 '관덕정'으로 불린다는 내용이 있으며, 1907년(순종 원년) 「성벽처리위원회」가 결성되어 전국의 성벽을 철거하기 시작하면서 광주읍성과 함께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희경루방회도

그림으로는 동국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567년에 제작한 보물 제1879호 <희경루방회도>가 있다. 희경루방회도는 1546년(명종 원년) 증광시 문.무과 합격동기생 5명이 20여 년만인 1567년 전라도 광주의 희경루에서 만나 모임을 갖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그림이다. 광주목 관아에 부속된 희경루의 모습과 방회의 장면 그리고 주변의 경관까지 사실에 근거하여 구체적으로 묘사하였는데 앞의 기문들과 유사하다. 그림에는 위로부터 표제, 계회장면, 좌목(명단)과 발문이 적혀있다. 팔작지붕의 2층 누각에 연회의 장면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일부 기둥은 생략한 채 앞쪽은 2칸, 뒤쪽은 4칸으로 그려졌다. 1층은 높은 기둥을 세웠으며 담장의 동쪽으로는 민가가 있고, 과녁과 활터는 단축하여 그려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다행히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시가 2018년부터 예산을 편성하여 오는 2022년 중건을 목표로 희경루를 복원한다니 광주의 대표적인 누정으로서의 장엄한 모습이 더욱 그립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하여 유서 깊은 역사문화도시 광주가 지역의 전통성을 되찾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희경루의 복원으로 기쁘고 경사로움이 다시금 천년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이근섭 시민기자  rmstjq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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