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 새해를 맞으며

인자 팍 찌그러진 영감이 되분께 시간도 허천나게 잘 가. 가만히 안자 있으믄 심심허고, 나가서 뭔 일이라도 허고 잡어도 헐 일이 없고, 그라고 시간이 가고 가고 근당께.

자고 나믄 세상이 변허고, 일어나문 세상이 바뀌부린께 눈이 휘둘레 해가지고 댕이다 봉께 요라고 해가 바뀌어 부렀구만 잉. 어제라고 달를 거이고 오늘이라고 뭔 일이 있겄소마는 새로 날이 지러지고 인자 죽을 날이 개직해진갑소.

쩌그 빛낯을 잔 보시쇼. 허벌라게 큰 빛이 바다 가운디를 잉그락불이 올라오믄 가심이 애가 터지도록 숨이 맥히다가 개안허니 인자 불덩이가 올라오믄 흐커니 눈이 멀어불 정도로다가 빛이 볼가지제. 그라믄 누가 해를 볼 사람이 있가디. 긍게 새로 해가 뜨는 날언 숨이 맥히제. 글고 새로 삼백 예순 날이 꽁으로 생겼응께 살어 있는 것 맨치라고 고맙고 눈물 나는 일이 없제.

나도 이라고 꼬부랑 할부지가 되야갔고도 인자 새로 삼백 예순 날을 받은 거 아니요. 긍게 저 바다에서 나오는 하눌타리에 있는 해헌티 감사허고 또 감서허제.

자고 일어나믄 그 뽄새, 자고 나믄 그 자리 그라드라도 인자 힘을 내고 차돌맹키로 깡깡허니 잘 살아야제. 사람덜이 모다들 부처님이여 하나님이여 천지신명이여 찾아쌈서 몸뗑이 하나 건사해주라고 그라고 기도덜을 허지 말었으믄 허요. 아 하나님도 인자 바쁘고 귀차니즘이 생겨서 다덜 지그들 잘 되게 해주라믄 그 소리가 그 소리여서 안 도와준담서.

긍게 이웃덜허고 우애 좋게 살도록 내가 잘 허자. 내가 부지런히 벌어서 조금씩 냉거서 우제들허고 막걸리나 한잔 사문서 살자. 그라믄 족허다. 이라고 생각해야 써.

요새 지그들 뱃대야지만 챙기고 즈그 식구들 묵잘 것만 챙기는 호로놈의 새끼덜이 을매나 지천거립디여. 긍게 그란 놈들이 세상을 독차지 허믄 안 된께, 정신 똑바로 챙기고 그란 놈들을 알아봐야 쓴다 그말이여. 글고 인자 선거도 을매 안 남았담서. 고론 놈덜 싹쓸이를 해부러야제 잉.

하여근 모다들 올해도 공껏으로 받은 날덜 잘들 쓰셔게. 글고 사람이 지 도리를 허고 버르장버리 없이 공손허지 지내믄 되야. 긍게 당당해야 써. 자기만 착허게 살믄 당당허제 잉. 어디서나 언제나 당당허제 잉. 지금은 당당헌 사람들이 잘 살아야 써. 그라제!

[대동문화 92호. 2016년 1,2월호]

최옥수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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