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들려요?

저 소리

또박또박 걸어오는 소리.

안들려요?

저 매화 위로

아장아장

걸어오는 소리.

내 가슴 속에

꿈틀거리며 오는

저 소리

소리.

김호천 시인이 ‘초원의 반란’(2011년) 이후 오랜만에 제2시집을 출간했다. 시인은 조심스럽게 말한다. “읽으신 분들의 마음에 미풍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그 마음에 미풍이 인다. 23쪽의 ‘눈 내리는 날’을 읽으며 ‘어디라도 무한정 걷고 싶다/ 나를 잊고 싶다’는 구절에서 반복이 일어난다. 낡은 레코드판이 튀듯이 시어가 튀어 오른다. 기억을 아로새긴 꽃 이름들이 시집에 빼곡하다. 시인은 장성 출생으로 중‧고교 교사로 근무했다.

김호천 제2시집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김호천 지음. 서정문학. 10,000원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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