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혜선 작가는 장지에 분채를 두껍게 여러 겹 덧칠하고 다시 닦아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먹고 살며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그려왔다. 부엌의 풍경과 여성의 모습을 그린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누군가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 생계와 가장 밀접한 모습들뿐 아니라 사람 간 관계와 책임을 이야기함으로써 공감을 얻고 주목을 받았다.

The Most Ordinary Story 10, 2017-2018, charcoal on paper, 161x131cm.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삼청은 7월 5일부터 8월 19일까지 화가 좌혜선의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개최한다.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자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여는 첫 번째 전시인 이번 개인전에는 “먹고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채색화 신작들과 첫 시도인 15점짜리 목탄 드로잉 연작, 손글씨 텍스트 작업 등 4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첫 개인전부터 지금까지 천착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주제로 ‘가장 보통의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1층 전시장에서는 어두운 색조의 채색화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거리에 서 있거나 어딘가를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지만 누구인지 명확히 알아볼 수는 없는 그림 속 인물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사연들을 추측하게 한다. 또한, 현실과 기억 속 장소가 공존하는 풍경, 그리고 빛과 어두움의 대비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을 낯설게 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지하 1층 전시장에서는 최초로 목탄 드로잉 연작 15점과 짧은 소설 텍스트 작업 15점을 선보인다. 100호 크기의 종이에 반복해 선을 긋고 손으로 문질러 만든 흑백의 풍경은 각각 단편적인 삶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이를 하나로 이어 만든 가로 20미터에 달하는 파노라마 풍경과 인물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The Most Ordinary Stories, 2017-2018, charcoal on paper, 161x1,965cm. [사진=아라리오갤러리]

목탄드로잉과 함께 전시된 15편의 손글씨 텍스트 작업은 작가가 20대에 방문미술교사로서 가정집에 드나들며 실제로 듣거나 있다고 전해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짧은 1인칭 소설이다. 각기 타인의 손을 빌어 쓴 이 이야기는 ‘가장 보통의 이야기’라는 제목과는 달리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의 여러 단면을 제시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삼청은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매일 무심코 사는 삶이면서도 사실은 가장 닿기 어려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를 ‘보통의 삶’을 생각해볼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좌혜선 작가는 1984년 제주에서 출생하여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제1회 개인전과 2015년 제2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0년 대만 국립국부기념관, 경기도 안산 단원전시관, 2012년 서울 이랜드스페이스, 2016년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의 그룹전 등에 참여하였다.

□전시 개요

-전시 제목 가장 보통의 이야기 The Most Ordinary Stories
-전시 기간 2018년 7월 5일 목요일 – 8월 19일 일요일
-전시 장소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5길 84 (03053)
-전시 작품 회화, 드로잉, 텍스트 40여 점
-관람 시간 화요일 – 일요일 10:00 – 19:00

정유철 기자  hsp3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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