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다양하게 재조명하는 아리랑 잔치가 펼쳐졌다.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10월 5일부터 7일까지 빛고을시민문화관과 광주공원 일대에서 ‘빛고을 아리랑-상생․평등․자유’를 주제로 한 광주 세계 아리랑 축전(추진위원장 고은, 총감독 김명곤)을 개최했다.

10월 6일~7일 오후 5시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는 주제 공연인 ‘빛고을 아리랑’이 선보여 대성황을 이뤘다. 과거의 아픈 응어리를 가진 도시 광주가 빛을 노래하는 미래의 도시로 새롭게 바뀌어가는 과정을 합창과 무용으로 이야기하는 총체극이다. ‘아리랑’을 테마로 하여 민족양식의 음악, 춤, 시를 결합시킨 총체극 형식의 공연으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평생 아리랑을 화두로 예술혼을 불태워온 ‘영원한 광대’ 김명곤 총감독(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직접 대본과 연출을 맡았고, 국내 창작무용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최고의 무용인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 감독이 안무를 맡았다.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다양하게 재조명하는 아리랑 잔치가 펼쳐졌다.

민족정신 아리랑에 투영한 현대적 공연

‘빛고을 아리랑’은 아리랑을 상징하는 ‘아리랑 여인’, 오늘의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자전거 청년’, 우리 민족의 역사를 상징하는 ‘빛고을 사내’가 주요 캐릭터로 무대에 올랐다. 광주를 대표하는 예인 윤진철 명창(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이 ‘빛고을 사내’ 역을 맡고, 힙합댄서 팝핀 현준과 소리꾼 박애리 부부가 각각 ‘자전거 청년’과 ‘아리랑 여인’ 역을 열연했다. 또한 광주시립무용단(단장 김유미)과 광주청소년합창단(단장 이어진), 놀이패 신명(대표 김호준) 등 광주 예술인들이 함께 출연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축전의 주제공연을 넘어 민족적 정신을 아리랑에 투영시킨 가장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공연을 제시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전통적 선율을 기본으로 한 창작 오페라 ‘아랑’ 등으로 주목받은 작곡가 황호준이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다. ‘빛고을 아리랑’은 국악적 요소를 바탕으로 재즈, 클래식, 합창, 판소리 등의 다양한 장르와 함께 각 장르를 대표하는 이 시대 예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되었다.

이번 축전은 다채로운 공연자들이 출연해 아리랑 판놀음 등 흥겨운 아리랑 무대를 꾸몄다.

우리의 5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생의 아리랑’, ‘평등의 아리랑’, ‘자유의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본 공연에는 다양한 출연진들이 무대에 올랐다.

록그룹 YB와 백두산이 대한민국 아리랑, 즉흥 아리랑 등을 들려주었고, 창작 국악 그룹 슬기둥, 21세기 한국 음악 프로젝트 대상 수상팀인 국악 뮤지션 ‘프로젝트 락 그룹’,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 한영애 등이 출연했다.

또 민요 걸그룹 ‘아리수’, 영화 ‘두레소리’에 출연했던 ‘두레소리 합창단’, 아카펠라 그룹 ‘보이쳐’, 연희집단 ‘The 광대’ 등도 무대를 빛냈다.

또 동편제 명창 송순섭, 호남우도농악 명인 김동언, 타악그룹 ‘얼쑤’, 광주연합 풍물패 ‘광대’ 등 지역 예술인들도 참가했다. 민중가요 ‘님을 위한 행진곡’의 주제 선율을 활용한 ‘무등 진혼’은 광주 출신 피아니스트 박의혁이 편곡과 연주를 맡았다.

그밖에 중국 연변 가무단의 연변 아리랑과 장백산 아리랑, 카자흐스탄 국립고려극장 가무단의 까레이스끼 아리랑도 눈길을 끌었다. 시민 참여 공연도 빛났다. 1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빛고을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름다운 것들’을 연주했다.

1982년 대학가요제 동상 수상곡 ‘잃어버린 우산’으로 잘 알려진 가수 우순실. 한 때 우리 곁에서 보이지 않던 그는 2006년 단군신화의 원전인 ‘천부경’과 ‘아리랑’을 들고 컴백했다. 그의 4집 음반 ‘人中天地一’에는 ‘숨 쉴 수 있어요’ ‘하늘을 만난 날’ ‘피는 꽃마다 아름다워’ 등 깨달음의 노래들과 함께 자신이 새로 만든 ‘아리랑’이 담겨 있다.

그는 아리랑을 ‘나 아(我)’ ‘이치 리(理)’ ‘ 즐거울 랑(朗)’으로 해석한다. 참나를 깨닫는 즐거움을 노래한 게 아리랑이라는 것이다. 그가 긴 인생의 사연을 풀고 역사와 민족에 대한 귀의를 표현한 아리랑을 만나보는 것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광주 세계 아리랑 축전의 무대는 곧 광주의 문화꽃이 되었다.

대동문화 73호 [2012 11.12월호]

한경숙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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