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만의 매력 요소 발견하는 지혜를…

장보고 - 전통 노젓기 체험

일반적으로 관광 전문가들은 경험과 통계에 비추어 문화관광에 참여하는 관광객은 대체로 고학력, 고소득층의 전문직 종사자들이며, 관광 경험이 비교적 풍부하다는 데 동의한다. 따라서 관광객의 인식 수준과 소비 수준이 높이 때문에 지역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데도 견해를 같이한다.

또 문화관광은 관람형 보다는 접촉ㆍ참여ㆍ교류를 통한 지식 확대 및 교육적 효과를 추구하기 때문에 여행 기간이 비교적 긴 편에 속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형 리조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휴양 관광에 비해 부대시설의 필요성도 크지 않고 사람이 살아가는 지역이라면 나름대로의 독특한 전통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어떤 지역이든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통문화 관광 선진국의 차별화 전략

문화관광은 전통문화의 발굴과 보전, 문화재의 복원, 지역 경제의 활성화 등 긍정적인 측면과 전통문화의 파괴, 문화재의 유실, 전통문화의 변형, 문화의 획일화 및 상품화 등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은 관광 진흥의 한 정점에 해당하며,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질 경우 긍정적 측면이 매우 강한 것이 틀림없다.

관광의 발전 단계를 보면 초기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반 시설 조성이 먼저 이루어지고 동시에 자연자원을 활용한 개발이 시작된다. 이후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다른 유형의 자원, 예컨대 사회적 자원, 문화적 자원, 산업적 자원, 위락적 자원 등을 이용한 개발이 이루어진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관광자원으로 문화적 소재들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문화 관광의 진흥과 개발은 유럽이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여러 유형의 자원들을 개발한 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차별화 방안으로 풍부한 문화재와 문화적 잠재력을 활용한 문화 관광의 발전을 추진하게 되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간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갑자기 문화관광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이를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그로 인해 노력에 비해 성과가 미흡한 실정이다. 문화관광의 진흥과 발전은 기본적인 관광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관광이 어느 정도 틀을 갖춘 후에 진행되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문화원형의 보존과 새로운 문화의 창조

문화는 관광과 무관하게 존재한다. 문화관광 자원이란 문화적 소재를 관광객을 위한 것으로 활용할 때 그 문화적 소재를 말하며, 문화관광 상품은 문화적 소재를 이용하여 관광객이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 상품으로 만든 결과물을 의미한다. 즉 문화관광 자원이 상품의 원재료라면 문화관광 상품은 판매하기 위한 완성품이 되는 것이다.

문화적 자원의 관광 상품화에 대해서는 크게 ‘전통문화 원형의 보전’과 ‘새로운 문화의 창조’라는 두 가지 상호 배타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전통문화의 원형 보전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관광 산업은 경제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문화적 자원을 활용함에 있어서도 경제적 이익을 우선 시한다고 본다.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문화의 복원과 보전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지만 그 대상이 투자에 대비한 이익을 좀더 많이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쪽에 선별적으로 집중화 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또 전통문화는 그 사회의 전통적인 삶의 소산으로 정서적인 측면에서 관광객이 이해하기에 쉽지가 않은 측면이 있다. 따라서 다른 문화권의 정서와 시각과 사고 구조를 가진 관광객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에서 전통문화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변형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물놀이의 무대 공연화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반대로 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학습되고 축적되는 것이며, 특정한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는 없고 발전적 측면에서 늘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나간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전통문화의 변형은 문화의 발전에 당연히 수반되는 현상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함으로서 문화 창달에 더 많은 경제적 자원이 투입되고 새로운 사고와 가치관, 시각이 유입되어 문화의 폭이 넓어지므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간주한다.

양자의 주장이 모두 타당성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끊임없는 논쟁의 여지를 제공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후자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기는 하나 양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문화관광에서는 상품의 가치 보존을 위해 전통문화 원형을 보존하는 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보이고 있다.

전통문화 자원에 대한 조사가 중요

문화자원의 폭넓은 활용과 프로그램의 다변화를 통한 상품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문화관광을 중심으로 하여야 할 지역은 다른 자원이 부족하거나 문화자원이 특별히 뛰어나 필연적으로 문화관광으로 가져가야 할 지역에 한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추구하고 있는 광주는 전통적으로 유통을 중심기능으로 하는 도시라고 볼 수 있으며, 기반 산업이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도시 자체의 면적이 넓지 않고 경관이 빼어난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호남의 거점 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문화적 역량과 대도시라는 특수한 여건이 주는 강점이 있으며 이를 살리는 관광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광주는 문화 관광을 활성화하기에 적절한 여건을 갖추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화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보유한 자원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분석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고객의 마음에 들고, 고객이 선택하게 하고, 구매하게 하고, 만족스럽게 하는 것이 가능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문화관광을 진흥하고 발전시키는 데는 일반환경 분석, 고객 분석, 경쟁자 분석, 지역여건 분석, 자원분석 등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한 자원과 상황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유형이 어떤 것이든 현대관광 개발은 소비자의 시각을 중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에는 사전에 미리 관광 상품을 만들고 여기에 소비자를 맞추는 개발자적 시각이 우선되는 시기가 있었다. 아직 소비자가 관광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많은 관광 상품을 접해보지 못했던 시대적 여건을 감안할 때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고 또 대부분의 국가나 지역에서 관광개발 초기에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경험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해짐에 따라 개발자적 시각에 의존한 관광개발이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비판을 받게 되면서 소비자 중심의 개발이 중심을 이루게 되었다. 소비자 중심의 개발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여기에 맞춰 개발하는 것으로서 시장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 적시에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게 되므로 효율성을 크게 제고시키고 실패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이 방식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언제나 전문가보다 현명하지는 않다는 원리가 관광 분야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초기에 개발자적 시각이 중심이 되었던 이유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에 대한 소비 경험이 부족한 소비자는 관광 상품에 대한 욕구나 요구 또한 단순하고 직간접 경험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 중심의 개발은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미래의 추세에 대한 예측과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취약점을 보일 뿐만 아니라 능동적인 관점에서 욕구의 자극을 통한 새로운 수요와 시장의 창출이라는 중요한 부분을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결국 가장 적절한 방식은 철저한 조사를 통하여 상황을 판단하고 소비자 관점과 전문가 관점을 적절히 결합하는 것인데, 최근의 추세와 다르게 우리지역은 소비자 중심으로의 전환은 고사하고 아직 개발자적 시각, 전문가적 시각이 우선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통문화 핵심 매력 속성을 개발하라

다음으로 중요한 부분은 핵심 매력 속성의 개발이다. 관광객은 매력 속성을 기반으로 해당 관광지가 얼마나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의 정도(가치, 혜택)를 판단하여 방문 여부 또는 선택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최근에는 관광 목적지의 다양한 매력 속성 중에서 그 관광 목적지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 매력 요소에 의해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관광 상품을 선택할 때 상품이 가지고 있는 유인력을 만드는 매력 요인과 관광 활동을 촉진하거나 제약하는 요인을 모두 검토하게 되는데, 이미 일정 수준까지 관광 발전이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관광지나 상품들 간에 대부분의 매력 요인과 환경 요인의 수준이 비슷해져서 신중하게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때는 소위 ‘이미지 전쟁’으로 불리는 시기로 그 지역이나 상품을 대표할 수 있는 강한 이미지를 선택의 단서로 삼게 되므로 지역이 가지고 있는 강점의 강화가 중요하다. 단순히 여러 강점의 나열이 아니라 핵심 매력 속성의 개발과 강조를 통해 강력한 단일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여 강하게 각인시켜야 하는 것이다.

관광 발전의 근간에는 ‘일상과 다른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의 갈망’이 있다. 따라서 관광에서는 ‘신기성’을 매우 중시한다. 관광객은 어디서나 체험할 수 있는 것에는 무관심하며, 일상을 벗어나 짜릿한 재미를 추구하게 되므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타 지역의 상품과의 차별화, 특성화, 재미있는 상품 만들기가 중요하며, 차별화된 상품(지역, 제품) 만들기, 호기심을 자아내고 재미있는 상품 만들기를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를 포함한 핵심매력 속성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문화는 그 지역민의 삶의 축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지역마다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통 문화유산은 면면히 흐르는 지역의 문화적 잠재적 역량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외형을 흉내낼 수 있으나 전체를 완전하게 복제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보는 것이다. 차별화, 특성화를 위한 잠재력을 스스로 내재하고 있는 문화관광 자원을 소재로 핵심매력 속성을 찾아내고 이를 관광 상품화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한 관광 개발의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관광의 진흥은 소비자가 기본이 되고 소비자의 요구를 가장 중시하여야 하지만 지역이나 사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관광 개발을 시도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다. 따라서 관광사업자, 지역주민, 지방자치단체, NGO 등 지역의 관광과 관련한 각 주체들 간의 이해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대동문화 68호 [2012년 1.2월호]

박종찬 광주대 교수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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