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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문화재지킴이가 필요한 이유발행인 칼럼
성슬기 기자 | 승인 2019.10.07 18:14

지난 4월 15일에 발생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는 충격이자 전율을 느끼게 했다.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체의 가톨릭을 대표하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대성당의 끔찍한 화재 소식에 온 세계가 경악을 했다. 대성당의 첨탑이 불에 휩싸여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 본 한국인들은 10여 년 전 숭례문 화재 당시의 끔찍한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2008년 2월 8일에 일어난 숭례문 화재가 사회적 불만을 품은 한 개인의 분노가 불러 온 방화였다면, 노트르담 대성당은 보수 공사 중이던 첨탑 중앙에서 발화된 우발적인 화재로 보고 있다. 600여 년 된 국보 1호 숭례문이 5시간여 만에 잿더미로 변한 날, 이날은 국치일(國恥日)이었다.

한국의 자존심은 무너졌으며, 국보를 잃은 국민들은 분노와 함께 수치를 느껴야 했다.

시뻘건 화마가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킬 때 프랑스인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숭례문 참사 당시의 한국인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가톨릭의 상징으로 독일의 쾰른 대성당,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과 함께 중세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세계 3대 성당이다.

유네스코는 1991년 노트르담 대성당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으며, 하루 평균 3만 명, 매년 1,4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을 비롯해 수많은 왕과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되었고, 드골 장군, 미테랑 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된 곳도 이곳이다.

인류의 문화유산들은 전쟁을 통한 파괴, 실화(失火) 또는 방화(放火) 그리고 자연 재해로 사라지면서 수난사를 겪고 있다. 2001년에는 탈레반 정권이 600년이 넘는 바미안 석불을 파괴하는 뉴스에 온 세계인들이 충격에 빠졌다.

2005년 4월에 발생한 양양의 낙산사 화재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 중 하나다. 무엇보다도 산불 진화에 안일하게 대처해 꺼져가던 불길이 다시 살아나면서 발생한 피해라 더욱 참담한 사건이었다. 이에 앞서 1984년에는 화순 쌍봉사 대웅전이 전소되었으며, 2009년에는 여수의 향일암이 화마로 인해 대웅전과 종각 등이 불탔다.

사찰에서 보유 관리 중인 문화재는 전체 문화재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산중이라는 지리적 어려움과 종교시설이라는 특수성, 방화시설의 부족과 관리 소홀 등으로 문화재가 심각하게 방치 훼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문화재는 전쟁 중 파괴, 소실, 약탈 및 반출 등으로 훼손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쟁의 참화 속에서 문화재를 지켜낸 감동적인 이야기가 또한 적지 않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이 있던 해인사와 구례 화엄사는 한국전쟁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공군 대령과 경찰총경에 의해 지켜졌다.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 또한 임진왜란 당시 민간인들이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서 구해냈다.

왜군의 침탈로 춘추관과 성주사고, 충주사고 등에 보관되어 있는 실록은 소실되었고, 전주사고에 남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내장산 용굴암으로 옮겼다. 순수 민간인들이 나서서 옮기고 370여 일을 지켜낸 것이다. 문화재를 지키는 일에 관(官)과 민(民)이 따로일 리 없다. 문화유산은 그 가치의 경중(輕重)을 떠나 한 민족의 혼이요, 한 나라의 정신이다. 문화유산이 없다면 그 민족과 그 나라의 정체성을 찾기는 어렵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쟁터에 나선 이들을 가리켜 의병이라 한다. 이들 또한 의병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고자 2018년 ‘문화재 지킴이의 날’을 지정했다. 10여 년 전부터 활동해 온 문화재 지킴이 활동이 범시민운동으로 자리잡으며 꽃을 피운 결과이다.

소중한 문화재를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가꾸고 지킴은 물론 ‘문화재를 가꾸고 즐기는 문화’까지도 함께 만들어 후손들에 물려주는 일, 오늘의 문화재지킴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대동문화 112호, 조상열 발행인 칼럼]

성슬기 기자  tmf5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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