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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공존의 지혜’종교와 이념을 떠나 방역에 힘 모아야 할 때
임영열 기자 | 승인 2020.08.31 08:41

“제발 안전한 집안에 머물러 주세요.” 거듭 반복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의 호소가 안쓰럽게 들린다

2020년.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험난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와 수해, 태풍, 폭염, 그리고 제2차 코로나 팬데믹 까지.

절체절명의 위기를 필사적으로 버텨내고 있는 국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영문도 모른 체 집안에 갇혀 우는 아이들을 달래는 엄마들의 모습에서는 가족들을 지키려는 안쓰러운 ‘모정의 힘’이 느껴진다.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더위는 사라지지 않고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매일 세 자릿수를 이어 가고 있다. 수도권발 집단 감염은 전국으로 퍼지고, 무증상 감염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 환자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에서는 현재 방역 수위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높이고 사람들의 모임과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까지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최고 수준인 ‘3단계’ 격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발 안전한 집안에 머물러 주세요.” 거듭 반복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의 호소가 심금을 울리고 있는 가운데 이에 화답하는 공감대가 널리 퍼져 대다수 국민들은 애써 ‘집콕’ 중이다.

퇴근하면 한눈팔지 않고 곧장 안전한 집으로 달려간다. 꼭 필요한 사항이 아니면 외출을 삼가고 친목 모임은 대부분 취소하고 있다. 덕분에 친목 회비가 안나가서 좋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눈물 나는 일이다.

고된 하루일 마치고 착한 민초들, 대폿집에 모여 막걸리 한 사발 기울이며 정담을 나눌 수 있는 날이 언제나 올는지 평범했던 일상들이 몹시도 그리운 요즘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예나 지금이나 늘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난극복의 선봉에는 언제나 ‘민초’들이 있었다.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다수 선량한 민초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에 앞장서고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몰상식한 처사가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를 높이고 있다.

8·15 광복절 집회를 주도해서 전국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던 사랑제일교회의 목사와 그를 따르는 신도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 교회의 목사와 신도들 때문에 한국의 모든 교회와 목사들에 대한 실망이 커지고 있다.

혹자는 ‘2020년 8월, 한국 개신교는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혹평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했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고 개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때, 국민의 대표를 지냈던 전 국회의원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음압 병실에 있으면서 “환자에게 1도 도움이 안 된다.” “슬리퍼도 없다. 자가진단키트도 원시적이다.” 라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아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된 한 보수 유투버는 병실에 까지 방송장비를 들여와 생방송으로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이런 거 말고 다른 거, 오늘 저녁에는 탕 없습니까 탕? 좀 얼큰하게…”라고 말하며 국민들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했다.

국내외 방역 전문가들은 올가을 기온이 낮아져 독감과 코로나 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우리의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에, 찬바람이 불기 전에, 코로나 19를 진정시켜야 한다. 종교를 떠나, 보수와 진보 이념을 떠나서 ‘공존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방역당국의 조치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한국의 모든 종교계가 방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종교의 궁극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성찰해야 할 때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마따나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때가 왔다. 우리 모두 함께 헤치고 나아가 끝내 이겨내야 한다.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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