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창작 과정을 체험하면 정서 상태의 개선에 도움이 되며,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하여 치유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도예 결과물 전시회.

도예 치료란 도예 작업을 통해 심리적인 평형 상태를 달성하거나 잠재력을 복구하는 복합적인 미술 치료 효과를 가져 오는 분야이다. 점토가 주는 부드러운 가소성 및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성취감과 그것을 사용하는 실용성 등은 내담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예술 치료의 한 분야이다.

도예 치료는 점토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초벌이 된 기물에 그림을 그리면서 심리적인 표현이 가능하며, 흙을 만지면서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받게 되고, 자유로운 표현 활동으로 창조성을 발달시킬 수 있다. 또 도예 창작 과정을 체험하면 정서 상태의 개선에 도움이 되며, 생각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하여 치유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나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창조 작업이 정신 장애를 치유한다

정신적 외상, 공포, 불안의 감정들을 경감시키고 수용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평형 상태를 경험하게 되어 개인적인 성찰과 통찰력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위축되어 있는 지적장애인들에게는 또 창조적인 작업을 통하여 자존감 향상과 소근육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도예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치유 효과는 다양하다. 노인들은 치매 예방 효과와 입원 치료 중인 정신분열병 환자에게는 불안과 우울의 감소와 함께 삶의 질이 향상된다. 청소년들은 도예 작업을 통해 고통스럽고 내적인 혼란을 극복하고, 각자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스스로 문제를 미술 표현으로 해결함으로써 치료적인 효과와 예방 의학적 효과를 거두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도예 치료는 재활 의학 효과가 뛰어난 분야라는 것이 입증이 되었다. 도예 치료는 우울증 환자, 임산부, 다문화 가정, 장애 아동을 둔 부모 등 다양한 층에 적용이 가능하다.

2012년 일 년 동안은 암 판정 등 필자에게도 견디기 힘든 일이 많은 한해였지만, 도예치료사로서 보람과 긍지도 가장 많이 느꼈던 의미 있는 한해였다. 뜻하지 않게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고 우측 임파선에 전이가 심하게 되어 갑상선 전절제와 우측 임파선 절제술을 6시간이 넘게 받아야 했다.

수술을 받고 방사성 동위원소를 투약 받는 힘든 투병 과정을 겪으면서도 약속된 도예 치료를 진행했고,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대상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치료사 입장이 아닌 내담자의 입장에서 도예 치료에 임하였던 것 같다. 2012년 필자가 진행했던 가장 기억에 남은 세 집단의 도예치료 사례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흙을 만지면서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받게 되고, 자유로운 표현 활동으로 창조성을 발달시킬 수 있다.

도예 체험으로 자아 존중감을 심어주다

그 첫 번째 대상은 작년 4월 1일부터 12월 말일까지 9개월의 장기 치료를 하게 된 광주 시내 ○○고등학교 1, 2학년이다. 이들은 학교의 학습 도움실에서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다. 5명의 친구들과 도예 치료 과정을 진행하면서 매주 새로운 주제를 설정해 교육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들과의 긍정적인 정서 변화를 경험했다.

점토는 표현하고 싶은 것을 쉽고 변형해 만들어낼 수 있는 성질을 지니고 있으므로 창조적인 표현 활동을 하는데 우수한 재료이다. 또 점토 표현 활동은 좌절감이 많은 학습 도움실 학생들에게는 성공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만족감, 자신감을 가지게 하여 소극적, 타의적, 비사회적 학생들에게 더 치료의 효과가 컸다고 할 수 있다.

도예 치료 과정에서 마음의 억압과 갈등을 해소시켜 주므로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며 평형감과 조형 감각은 발전되었으며, 공동 작품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보완해주고 칭찬을 통해 격려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 서로 이해해주고 협동하는 과정에서 사회력 향상과 대인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또 도예 치료를 통해 비언어적인 사고를 능동적으로 표출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점토의 가소성은 그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시각화하는데 좋은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또 그들 자신의 사고와 느낌과 창의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과정에서 자아 존중감 향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아름다운 사람과 행복한 만남이라고 쓰인 장애 아동들의 공예 작품.

장애 아동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다

두 번째 대상은 광주광역시 동부권 초등학교 장애 아동 30명을 위한 도예치료를 진행한 경험이었다. 무더운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장애아동과 도예 치료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작업하면서도 즐거웠다.

여름방학 3주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회 매회 50분 동안의 도예 치료와 결과물 전시까지 시행하게 되어 장애 아동들에게는 도전 의식을, 학부모들에게는 자식에 대한 희망을 드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그룹은 특수반에 재학 중인 장애 아동들이라 지적 수행이 낮아 정상적인 사회 환경에서 일상적인 요구에 적응하는 능력이 비장애 아동들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이로 인해 실패를 자주 경험하므로 욕구 불만에 대한 내성이 부족하여 쉽게 좌절하고 거부하거나, 공격적이며 과잉 행동이 나타나는 부적응 행동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었다. 이렇듯 지적 장애 아동의 부적응 행동과 사회 적응력을 위해서는 치료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이들은 도예 치료를 통해 적응 효과가 있었고 부적응 행동과 대인 관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공동 작품을 통해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커다란 작품을 서로 협력하여 완성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과 협동심이 생겨나게 되었다.

결과물 전시에 초대된 학부모님들은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완성한 아이들의 작품에 보람과 기대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학부모님들은 도예 치료가 끝나고도 꽤 긴 시간 동안 감사의 메시지와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와 개별적으로 알맞게 구성하여 도예 치료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개념 형성은 물론 자신감, 소근육 발달, 성취감 등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도예 치료 과정에서 자아존중감이 생겨나고 표현을 통한 창의성 발달이 이루지게 된다.

우리에겐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세 번째 기억에 남은 도예 치료 대상은 자립 생활을 꿈꾸는 중증 장애인들이었다. 그들은 내가 만난 그 어떤 대상자보다도 신체적인 조건이 좋지 않은 취약계층 장애인들로 혼자서는 신체 활동이 어려워 활동 보조가 필요한 장애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중증장애를 가졌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립을 꿈꾸는 집단이라 더욱 애착을 가지고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의욕적으로 치료에 임했었다. 이들의 장애 상태는 다양했다. 근육 이완증으로 온몸이 차차 굳어져가는 사람, 손을 사용하기 힘들어 발을 손처럼 사용하는 사람, 손과 발도 사용할 수 없는 뇌병변 1급 장애로 손과 발의 기능이 안 되어 입으로만 표현을 하는 사람, 두 손의 경직이 심해 두 손을 휠체어에 묶은 상태에서 입으로만 작업이 가능한 사람, 누워서만 생활하는 중증 장애를 가진 사람 등 다양했다.

보기에도 애처로운 대상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어떤 대상들보다 치료에 임하는 태도는 진지했고 몸은 불편하지만 불가능은 없는 집단이었다.

거의 모든 대상자들이 중복 장애로 언어 장애와 신체장애 등 중복 장애를 가지고 있어 전달 과정에서 다른 대상자들보다 많은 말을 해야 하고 전달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장애의 특성상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치료사로서 힘들고 버거울 때가 많았지만, 그것 또한 작은 보람이고 행복임을 실감하며 그 시간을 즐기는 지혜가 생기기도 하였다. 내담자와 치료사와 소통이 원활하고 친밀감과 유대감이 좋은 집단이라 치료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그들은 열악한 신체적 조건에서도 잘 견뎌주고 참아주어 도예 치료 과정 중에는 신체적 통증을 호소하지 않다가 치료 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신체적인 통증과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오히려 치료 시간이 너무 짧다며 아쉬워하는 대상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도예 치료 과정에서 중증 장애인들보다 봉사자들의 수가 더 많을 때가 있었고 봉사자들도 1회 2회가 아닌 종결 때까지 20회기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성실히 임해준 많은 분들도 있었다. 이들 집단은 도예 치료 후 삶의 질과 자존감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예술 치료, 마음 명품을 지닌 사람들

도예 치료를 하면서 만나는 많은 대상자들 그리고 봉사자분들을 만나면서 세상은 참 따뜻한 곳이고 살만한 곳임을 자주 느낀다.

명품이 아닌 평범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도 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면 그게 바로 명품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도예 치료 과정에서 도와주신 주변의 많은 명품 마음을 가진 분들께 감사하며 도예 치료사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다가가서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행복으로 승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고 싶다. 문화예술로 행복한 힐링의 한해가 2013년에도 계속되길 바란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조성옥 도예치료사, 원광대 보건학 박사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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