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교수와 직원 등 구성원들이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나선 가운데 법인이사회가 총장 초빙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7일 조선대 법인이사회는 조선대 총장입후보자 자격 및 심층면접심사위원회를 열어 총장 초빙공고를 8일 게시하고 18일까지 응모 신청을 받기로 했다.

심층면접심사위는 응모가 마감되는대로 응모자 자격을 심사해 입후보자를 결정하고 선거인단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2명을 총장 후보자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선거인단 구성 비율을 교수 70%, 직원 18%, 학생 9%, 총동창회 3%로 최종, 확정한 바 있다.

이사회의 2명의 후보자에 대해 심의·의결을 거쳐 총장을 선임하고 최종적으로 이사장이 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이사회는 지난달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선거인단 참여비율을 정했으나 교수회와 직원노조, 총동창회 등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가 반발하면서 선출 시기가 늦어지자 공모 절차를 강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자협은 이사회가 구성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했다며 8월에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나섰다.

강현욱 조선대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거인단 비율을 구성한 만큼 세부지침을 정해 그대로 선거를 강행하겠다"며 "대자협은 공식적인 기구가 아닌 임의기구로 총장을 뽑는 행위 자체게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대자협 구성원인 박현주 조선대민주동우회 회장은 "지난 3~4월 중에 2기 정이사들과 구성원 단위 대표들이 개별적으로 만나 총장 선출 방식을 대자협에 위임키로 합의했었다"면서 "이제 와서 전혀 논의구조를 진행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총장선출 방식을 정했다"고 강학게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사회의 이같은 총장 선출방식은 지난 30여년간 합의기구로 인정해온 대자협의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조선대 설립 동지회의 민족 민립 민주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학교경영은 이사회가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조선대 설립역사로부터 특수한 관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 합의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원만하게 논의하고 합의구조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총장 선거를 앞두고 이사회와 대학 구성원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자칫 선거를 치르지 못해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 총장 임기가 9월 23일임을 고려하면 늦어도 8월에는 선거를 치러 총장을 뽑아야 한다.

조선대의 한 관계자는 "각자 대학의 발전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학 구성원들간에 집단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이전투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진정으로 학교를 위한다면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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