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산동 보리밥거리 크라비앙코갤러리 앞에 오리 발자욱이 뒤뚱거렸나?

평평한 돌 위에 발자욱이 남아 있다. 오리 한 마리가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지산동 보리밥거리의 크라비앙코갤러리 앞이다. 어 그렇게 보이던 발자욱이 자리를 옮기더니 고양이 발자욱으로 변했다.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는 지산파출소 앞에 개 발작욱이 선명하게 있다. 그리고 발자욱 옆에는 사각 모양의 바둑판일까 체스판일까?

지산동에서 무등파크호텔로 가는 보리밥거리 인도에 눈길끄는 고양이 발자욱이 있다.

지산파출소 앞 개 발자욱, 파출소를 지키는 개일까?

지산파출소 인근 지도

광주만의 문화 비전 큰그림 그리자

문화는 어디에나 있다. 우리가 살아온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문화이며 만나는 장소마다 곳곳이 모두 문화의 발상지이다. 그런데 ‘광주에 문화가 없다’라고 한다면 어떨까. 그 대안을 찾기 위해 지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다.
광주는 문화도시, 문화중심도시라고 이름 붙이고 있다. 그런데 내놓을만한 문화꺼리도 없고 광주의 정체성을 살리는 전략적인 발전방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것은 큰 그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밑그림을 크게 잘 그려야 하는데 눈앞의 실적에만 급급한 나머지 장기적인 전략이 부재하다는 이야기다.
우선 문화도시의 관점에서 큰 밑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어떤 행정적 절차나 사업성과나, 예산을 따지지도 말고 묻지도 말고 정말 진정한 문화도시 광주의 백년대계를 위해 큰 그림 그리는 일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문화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에 모두의 머리를 모아야 한다.
이러한 문화정책의 방향 아래 도시계획, 지역개발, 환경생태, 교통안전, 사회복지, 고용노동, 기업경쟁력, 수출시장 등등의 연계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것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외치는 광주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고 지역경제의 활력을 키우는 일이다.
문화도시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주요 지역의 현장 탐방을 했다. 그리고 다양한 깨우침이 있었고 우리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었다.
필자의 능력에 따라 한계에 부딪힌 부분도 있는 반면 번뜩이는 날카로운 아이디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광주만의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장을 보아야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저 책상에 앉아 ‘탁상공론’ 마냥 예전에 언급했던 이야기만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행정에서는 서류paper 상으로는 다양한 실적을 거론하며 그럴싸하게 포장해 문화도시라고 이름 붙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야 예산을가져오는 실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는 문화도시라고 하면서도 광주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문화도시의 면모를 보여줄 만한 장소가 없다. 아마 여러분도 가장 먼저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매년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번갈아가며 열리는 도시인데도 ‘문화도시’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없다니 참으로 안타깝지 않은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물론 동아시아문화도시가 그렇고 미디어아트창의도시가 그렇다는 게 많은 이들의 지적이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이미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사라진 느낌이 들고 미디어아트창의도시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첫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한 상태다. 이것이라도 제대로 장기적으로 성과를 보이면서 문화가 밥이 될 수 있는 텃밭을 일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에서 문화예술이 있다고 알려진 장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궁동 예술의거리가 그렇고 대인예술시장이나 양림동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에 있는 것도 제대로 활성화시키지 못하면서 매번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국비를 얼마 가져왔다는 자랑치기나 하려는 것으로만 보인다.
한때 궁동에 만들려 했던 ‘아시아아트옥션’이 그렇고 운림동 성촌마을 일대에 추진하려던 이름만 그럴싸한 ‘아시아아트컬쳐파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지금은 이 사업은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할 당시 지나친 외래어 남용에 대해 물었더니 왜래어를 써야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담당공무원의 답변을 들으면 기절초풍할 지경이다.
광주는 ‘문화로 밥 먹는 도시’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문화만으로 밥을 먹기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그만큼 기반 형성도 되지 않았고 지역 작가들의 역량도 부족하며 지역의 문화산업도 대부분 맹아기에 있다. 누군가는 예산타령을 하지만 사실 그것은 두 번째 문제이다.
첫 번째는 광주의 문화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성이 마련되지 않은 까닭이다. 시의 문화정책이나 문화사업 담당자들은 현직 시장의 입맛에만 맞는 사업만 할 뿐 거슬리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들의 행태를 나무랄 수 없다. 조직구조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제발 시장과 담당자들에게 부탁한다. 누구의 이야기에만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길 바란다. 광주의 방향성을 찾으려면 브레인스토밍 방식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토론하고 집약하는 통로를 만들길 바란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