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참 무심하구나

그 해미 깔리던 바다는

수많은 영혼을 가슴에 묻느라

시퍼렇게 멍이 들어

마침내 폐선과 함께 가라앉고 말았구나

그러니 기억하라

생명을 생명으로 인정하지 않은 자를!

믿음을 믿음으로 실천하지 않은 자를!

오늘도 팽목항 바다 위에서

쉼 없이 파닥이는 저 노랑나비 떼

명지바람 같은 날개로 훠이훠이 날아올라

산이라면 산을 넘고

강이라면 강을 건너

이 나라 천지를 휘덮는 소리에

우리는 아직도 먹장구름처럼 먹먹한데

세월은 참 무심하구나

그러니 기억하라

양심이 양심이기를 포기한 자를!

눈물이 눈물이기를 포기한 자를!

대동문화 86호 [2015 1,2월호]

허형만 시인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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