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엔시안 정기연주회

즐거운 요들 행복한 ‘엔시안’

멋진 화음과 진한감동이 있다. ‘신이내린 최고의 악기 목소리’ 뿐 아니라 알프혼, 외르겔리를 비롯하여 무엇보다도 독특한 소리로 주위를 장악하는 카우벨의 주인공 광주엔시안 요델클럽(회장 조태익)이다.

처음 동호회를 소개 받았을 때 다소 생소한 악기들로 구성된 이 클럽에 의아해 했다. 그러나 광주엔시안 정기총회에 초대받고 갔을 때 열정이 넘치는 회원들과 음악을 지도하고 계시는 이관영 음악지도자의 따뜻하고 자세한 설명에 그 궁금증은 단숨에 풀어졌다. 회원 30여명으로 구성된 광주엔시안 요델클럽은 알프스 민속 악기를 이용하여 연주하는 독특한 동호회다.

1977년 박명선 선생(현. 동호회 고문)이 창립하여 올해 38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여곡절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대중적인 음악 동호회의 성격을 벗어나 알프스의 민속악기로 그 지역의 정서에 맞는 음악을 연주하고 요들송을 즐긴다는 자부심이 오늘까지의 역사를 이어온 것이다.

여자회원들에 비하여 남자회원들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화음을 구성 하는데는 큰 문제없이 잘 소화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은 광주 첨단지구에 위치한 광산구 청소년 수련관에서 회원들이 모여서 연습도 하고 회원들간 유대감 결속력을 다진다. 뜨거운 여름철 휴가 때를 특별히 제외하고는 년 중 무휴이다.

함평 나비축제 공연

끝없는 음악사랑, 생기발랄한 음악모임

광주엔시안 회원들은 저마다 악기를 보유하고 있다. 기타, 카우벨, 우드스푼, 알프혼, 외르겔리, 우쿨렐레, 플루트, 아코디언, 만돌린 등 보유하고 있는 악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평소 알프스 음악뿐 아니라 동서양을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을 즐기는 엔시안 회원들은 크로스오버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여 주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은 열악한 재정 때문에 동호회에서 악기를 구해 주지는 못하고 개별적으로 구입을 해야 하는데 악기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그 열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그들이 가격에 연연하겠는가.

처음 동호회가 만들어진 것은 이 부분의 대부격인 김홍철 선생이 전국을 돌며 클럽을 형성하고 전파하던 중 이 지역에 내려와 박명선 초대 회장을 만나면서 이루어진다. 박명선 고문은 열정과 봉사정신으로 공연을 주도하고 연습을 강행했다. 일정한 연습실이 없어 전전긍긍하며 여기저기 장소를 구걸하여 연습을 했고 회원이 늘어날 때마다 그 즐거움으로 어려움을 잊어가며 동호회를 지켰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사회봉사를 하며 동호회를 알려나갔고 얼마간의 연주를 통하여 급속도로 동호회가 알려진다.

월 평균 1회의 공연을 재능기부로 봉사했다. 어느 날 장애인 시설에 가서 공연을 했는데 다른 음악회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장애우들이 엔시안 회원들의 공연이 시작되자 박수를 치며 하나같이 반응을 하는데 너무도 보람에 찬 마음이었단다.

2015광주하계유대회 공연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극복

홍보는 주로 SNS를 통하거나 이미 알려진 경로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동호회의 수익은 주로 지역 축제를 통하여 얻어지는데 그것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재정이 어느 정도 충당된 축제는 하다못해 밥값이라도 충당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겨우 차비정도 가져올 뿐이다. 따라서 늘 재정이 빈약하다.

회원들은 하나같이 월 회비를 지출하며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 장비도 개인장비다. 그러한 여건들이 어렵기는 하지만 음악이 좋은 이유만으로 극복하며 이겨내고 있다. 회원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가능하다. 악기를 다룰지 모르는 사람들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대 환영이다. 물론 악기별로 지도해주는 리더가 있어서 배워 나가는데는 큰 어려움은 없다.

연주는 주로 알프스 민속음악을 하는데 관객들은 큰 호응을 한다. 지난 12월 19일 북구에 위치한 한 노인센터를 찾았다. 우드스푼과 다른 리듬악기를 이용하여 6명에게서 어우러진 아름다운 소리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이룬 생기발랄한 음악동호회, 광주엔시안 요델클럽의 하나 되는 마음을 열어본다.

[대동문화 92호. 2016년 1,2월호]

이동호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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