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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하천, 오래된 미래를 만드는 곳천에서 도시 미래를 보다-1
하천이 흘러 삶과 문명이 시작되는 자리
문화 마스터플랜과 생태 네트워크 절실
백승현 기자 | 승인 2016.07.19 08:38

우리 민족은 전통 지리 사상으로 우리 땅과 삶터를 직관했다. 그것이 풍수(風水)와 지리(地理)이다. 풍수가 일종의 방법론이라면 지리는 그것으로 이루려는 인문학적인 지식 체계, 즉 철학이자 학문이다.

중국의 오래된 저작에 “풍수는 물을 얻는 것이 먼저이고, 바람을 감추는 것이 다음이다.”는 기록이 있다. ‘장풍(藏風)’과 ‘득수(得水)’가 ‘풍수’의 기본선이었다. 땅의 생기는 지맥을 따라 움직이다 물을 만나면 그 흐름을 멈추게 되고, 그 머무르는 곳이 혈(穴)이며, 혈을 얻기 위해서는 물부터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무릇 음양의 기는 뿜어내면 바람이 되고, 오르면 구름이 되며, 내리면 비가 되고, 땅속을 흘러 다니면 생기가 된다.”라고 한다. 그런 땅의 이치를 그 삶터에 살고 있는 인간이 절대 관여할 수 없다. 다만 이해해서 해석하고 이용할 뿐이다.

현대지리학은 자연을 무생물로 보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객관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전통지리학은 자연을 살아 있는 자연으로 보고 인격을 부여하여, 그 속에 사는 인간과 사람의 관계를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여긴다.

산은 국토의 골격이고, 땅은 국토의 살이며, 하천은 국토의 피라고 말한다. 우리는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하천관리지리정보시스템의 하천 지도를 보면서 국토의 골격과 살과 피를 직접 살펴볼 수 있다.

큰 하천은 강, 작은 하천은 하천

국토의 ‘하천’은 빗물과 그 밖의 지표수가 모여 물길을 따라 흐르는 것이라고 한다. ‘큰 하천’을 ‘강(江)’이라고 하고, ‘작은 하천’을 ‘하천(河川)’이라고 부른다. .

하천은 하천법에 따라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나뉜다. 2013년 기준으로 국가하천이 61개, 지방하천이 3,836개소가 있다. 여기에 25,000개나 되는 소하천이 우리 몸속의 혈관처럼 퍼져나가 있다. 우리 몸속의 혈관 하나가 막히거나 끊어지면 아프듯이, 우리 하천의 어디가 오염이 되어 있거나 막히거나 끊기면 국토가 아프고, 그곳을 삶터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신음한다.

치수는 오랜 국가사업이다. 치산치수는 국가적 통치가 성립되는 조건이자 국가 리더들의 자질이기도 했다. 강과 하천은 문명과 도시를 잉태해 그 도시가 영원한 시간 속에 발전해가도록 물길을 대주었다.

조선총독부가 1915년과 1928년 사이에 전국의 15대 하천을 대상으로 1928년부터 1939년까지 사이에 11개 하천을 대상으로 하천조사를 실시해 유역면적, 유로연장, 하천의 형태와 수문, 수운, 관개시설 등 광범위한 참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 일제는 서둘러 주요 하천의 개수 사업을 벌였는데 모두 715개소였다. 이것이 근대적인 치수 사업이었다.

근대화라는 측면에서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는 우리 식민의 역사였다. 이때에 수력 발전도 시작되어 1919년 완공된 부전강 수력부터 보성강 수력까지 갖추어졌다. 1966~1975년을 계획 기간으로 해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 중심의 수자원 종합개발 10개년 계획이 수립되었다.

하천은 교통과 물자 수송의 동맥 역할을 했다. 큰 강 연안에 평양, 공주, 부여, 한양과 같은 도읍이 세워졌고, 하항(河港)들이 발달했다. 한강의 마포, 노량진이 그렇고 영산강의 영산포가 그렇다. 특히 하천은 조선시대에 지방의 세곡을 나르던 길이었다. 주요 특산물이 서울로 이동하는 경로였다.

역사에서 흘러와 미래로 흐르는 영산강

새마을로 대표되는 경제개발 시대의 치수 이후로,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을 알고 있다. 국가의 치수 사업을 위해 한반도 대운하를 선정하고 총사업비 22조원을 들여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완료했다.

4대강 사업은 그 주변의 생활, 여가, 관광, 문화, 녹색 성장 등이 어우러지는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 아래 진행되었다. 4대강 사업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 것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녹조 라떼’가 드러났듯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 관심은 영산강과 광주천이다. 영산강은 유역면적 3,455㎢, 유로연장 137㎞, 길이는 115.5㎞로 조상들은 350리라고 말했다. 하천에 인접해 농경지가 85%이고, 도시가 7%, 기타가 8% 유역을 차지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2개 도(전라남․북도), 3개시, 7개 군을 관통해 흐르고 있다.

목포항이 개항하던 1897년 이전에는 180여개의 포구에 선박의 통항이 있었다. 고려 조선시대 조운을 위해 조창을 설치해 세곡을 운반했다. 목포항 개항 이후로도 20~30톤급 중형배가 오가던 내류 수운과 육상 교통의 중심지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영산강과 지류를 따라 정자를 지어 놓고 고려와 조선 시대의 시인묵객들이 이곳에서 시문학을 수놓았으며, 지령마다 인걸을 내어 나라의 어려운 때를 담당하도록 했다. 즉 영산강은 남도 사람들의 젖줄로 흐르며 인간의 삶터에서 흘러온 더러움을 씻어 흐르는 어머니와 같은 강이었다.

생태하천으로 깨어나 미래로 흐르다

광주천은 전국의 도시 하천 516개소 가운데 하나이다. 도시하천은 늘 홍수와 건천화, 생태 공간으로서 그린 네트워크의 단절, 수질 악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게 마련이다.

도시에서 하천 복원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하천의 수질을 복원하는 것과 하천공간을 어떻게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가꾸느냐 하는 것이다. 이 하천공간의 변화는 단시일 내에 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시민적 합의와 긴 시간을 염두에 둔 일괄된 정책이 하천의 모습을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바꿀 수 있다.

광주천을 어떻게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시민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냐에 대해 한 가지 이론만 있을 수는 없다. 서울의 양재천이나 중랑천과 같이 도시하천 복원사업의 전국적 모델은 국비가 수천억이 투여되었다. 양평이나 춘천처럼 하천과 호소를 도시브랜드로 만들어온 곳과 광주를 비교할 수도 없다. 일본 시가현 비와호 수변 조성, 스페인 빌바오 네르비온강의 문화적 조성, 영국 런던 템즈 페스티벌과 같은 수변 문화 페스티벌은 아직 먼 꿈이다.

하천관리는 물리적 시설의 조성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자연 천이(遷移) 과정을 거치면서 지속적인 수질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고, 생태 친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져야 한다.

‘주몽 신화’처럼 광주시민이 광주천을 도우니, 광주천이 우리 광주의 도시 브랜드를 돕는다. 이렇게 하천이 인간과 조응하여 생명을 품게 되는 도시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생명력을 얻은 광주천에 살면서 광주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다. 광주천의 신음이 아닌 즐거운 노래를, 미래로 흐르는 노랫소리를 듣고 싶다.

대동문화 94호 [2016 5,6월호]

백승현 기자  porum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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