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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시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 클레어 바클레이의 ‘모두 다 함께’

광주비엔날레 제 4전시실에는 주제와 관련해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는 작품이 없어 전시 후반으로 갈수록 밋밋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 4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이 만나는 작품은 클레어 바클레이의 ‘모두 다 함께’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대나무로 짠 바구니 세공품, 정밀하게 가공된 놋쇠 조각, 도자기 조각, 캔버스 천이 금속 구조물에 걸려 있다.

언뜻 보면 인절미 같기도 하면서 광개토대왕릉비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꽤나 큰 높이로 세워져 있다.

클레어 바클레이의 ‘모두 다 함께’

더그 애쉬포드의 ‘민주주의의 움직임이 있었던 한국의 장소들에 그림을 들고 가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무엇이 이루어졌는지 보여주는 네 개의 예시들’ 작품

4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른 작품은 더그 애쉬포드의 ‘민주주의의 움직임이 있었던 한국의 장소들에 그림을 들고 가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무엇이 이루어졌는지 보여주는 네 개의 예시들’이다.

관람객들은 벽면 가득 다양한 장소에서 녹색의 폼을 들고 서 있는 사진들을 하나하나씩 살펴보면서 장소에 대한 메시지를 파악하는 듯 오랫동안 머물렀다.

4전시실은 작품이 중복되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6각형의 거울처럼 보이는 모니르 샤루디 팔만팔마이안의 ‘그룹 9, 육각형’ 작품은 4전시실의 곳곳에 6개의 작품이 걸려있다.

모니르 샤루디 팔만팔마이안의 ‘그룹 9, 육각형’ 작품은 4전시실의 곳곳에 6개의 작품이 걸려있다.

거대한 종이 접기를 연상시키는 라나비검의 ‘No. 380, L Fold’ 작품도 4개나 설치됐다.

또 1전시실에서 봤던 시계 모양의 에밀리 로이스든 ‘측정할 엄두가 나지 않는 Beyond the will to measure’과 나무 의자처럼 생긴 타일러 코번 ‘인체공학의 미래’ 작품도 그대로 4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대구에서 온 한은숙 씨는 “1전시실부터 쭉 둘러보는데 4전시실은 채울게 없어서 중복되어 전시했나 싶었다”며 “4전시실 안에만 해도 똑같은 작품이 곳곳에 걸려 있고, 이미 이전 전시실에서 봤던 작품들이 또 전시되어 있어서 잘못 본건가 싶었다”고 털어놨다.

전시를 관람하던 강 모 씨도 “4전시실은 뚜렷하게 기억나는 작품이 없는 것 같다”며 “1전시실에는 작품 개수가 엄청 많았고 빽빽했던 것 같은데 뒤로 가면 갈수록 작품 개수가 줄어들고 텅텅 빈 느낌이 들어 전시실에 머물렀던 시간이 점점 짧아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1전시실에 설치된 시계 모양의 에밀리 로이스든 ‘측정할 엄두가 나지 않는 Beyond the will to measure’ 작품은 5전시실에서도 만날 수 있다.

1전시실에 비교해 3~4전시실은 작품 전시 개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1전시실은 41개의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3~4전시실은 절반이 줄어든 19개의 작품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한편 제 5전시실로 넘어가면 폴린 부드리 and 레나테 로렌스의 ‘유독한 Toxic, 불투명’ 영상작품 3개만 만날 수 있다.

3개의 영상은 각각 13분, 11분, 18분으로 전부 감상한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전시 공간 한켠에는 대형 쿠션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앉아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시 감상을 위해 놓아 둔 쿠션의자에서 핸드폰을 하면서 오랫동안 쉬고 있는 관람객들이 대다수였다.

5전시실 입구에서 만난 박경진 씨는 “이번 비엔날레를 보면서 1전시실 말고는 특별하게 기억나는 작품이 없는 것 같다”며 “제 8기후대라는 주제에 적절한 작품이라고 딱 꼽을만한 작품이 없어 아쉬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5전시실에 설치된 영상 작품 폴린 부드리 and 레나테 로렌스의 ‘유독한 Toxic, 불투명’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