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우체국의 1기관 1시장 자매결연(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 모습

지금까지의 전통시장은 대형 마트, 무점포 영업 등 새로운 업태의 급속한 성장과 소비의 다양화·고급화, 주말 쇼핑 보편화, 온라인 쇼핑 확산 등 유통 환경의 변화로 입지가 지속적으로 약해져 왔다.

하지만 개별 전통시장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 시설 현대화 및 경영 현대화 사업 등의 다양한 정책적 시도와 맞물려 전통시장만의 특·장점을 살린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서비스 인식 개선 등의 자의적 노력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유통 공간으로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2010년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통시장은 1,283개, 종사자수는 328,570명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으며 특히 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시장 수 136개, 상인 수는 22,019명으로 전체 전통시장의 11%, 전체 상인의 6.7%가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역 상권을 지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재능 기부 활동

생동감 넘치는 전통시장을 위하여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은 ‘매력 있는 상권, 생동감 넘치는 전통시장을 육성한다’는 비전 하에 공급자 중심의 일률적 지원에서 시장 유형별 맞춤형 지원으로, 개별 시장 단위 지원에서 시장과 주변 상권을 연계한 지원으로, 하드웨어적 양적 위주의 지원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유형별 맞춤형 지원, 경영 선진화 촉진, 지역 상권 활성화 방안 등의 총체적인 솔루션이 지원되면서 부족했던 고객 편의에 관한 문제 해결, 서비스 환경 개선 등에 대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진 상인 양성을 위한 상인 교육 과정 등을 운영함으로써 적극적이고 고객 지향적인 상인 육성을 실천함은 물론 마케팅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선진 유통 기법을 도입하여 소비자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또한 맞춤형 지원과 더불어 고객 창출을 위한 경영 선진화 촉진을 위한 전통시장 활력 회복 방안으로 1시장 1대학 자매결연, 지역 대기업과의 자매결연, 전통시장 가는 날 등을 시행하고 통합 홍보하는 등의 복합적인 솔루션도 도입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산 지원을 넘어 법적 행정적 지원을 통해 전통시장 이용 고객의 소비 촉진을 유발하기 위한 대규모 점포의 영업 시간 제한, 의무 휴업일 지정 등의 정책 실시, 전통시장 평일 주정차 지역 확대 시행 등 사업 이외의 전방위적 지원들이 함께 실시되면서 전통시장 지원 정책은 안으로는 소프트웨어 개선, 밖으로는 공생·발전하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주요 생활 공간을 연계한 이중섭 거리

대형마트와 공생하는 전통시장 육성책 마련 시급

전통시장은 이제 단순히 유통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며 각 지역별로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전통시장을 문화와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시장경영진흥원에서는 지역 고유문화와 관광 자원을 연계한 특화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문화 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온양 온천 전통시장의 경우, 온궁 보양식 개발, 온궁 행렬 시현, 온궁 추억 장터, 온궁 휴양 카페, 시니어 악극단 운영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코레일에서 온양 온천시장으로 오는 당일치기 여행 ‘온양온천 온궁 삼색 전동관광열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의 경우도 올레길을 따라 잠시 쉬어가는 시장 내 친수 공간(시장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길이 100미터의 물줄기) 개발, 천재화가 이중섭의 주요 생활 공간이었던 서귀포의 이중섭 거리와 갤러리 연계 등으로 제주를 방문하는 수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요즘 핫이슈로 떠오르는 것이 대부분의 지역 상권에서 겪고 있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힘겨루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상생의 모범적 사례를 실천하고 있다. 바로 서울 강북 수유시장과 시장 건물 2층에 위치한 '롯데슈퍼'다. 얼마 전 수유시장 상인들은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영업 제한 조치로 시장이 피해를 보니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영업 제한 조치로 인한 피해를 운운하는 시장이 있으니 그야말로 반전이다.

이러한 상생이 가능한 이유는 현재 수유시장의 경우, 전통시장은 1차 식품군 위주의 신선한 먹거리를 취급하고 롯데슈퍼는 생활 공산품과 소포장 식품을 주로 취급하여 유통 영역에 대한 균형을 맞추고 상권을 확장시킴으로써 지역 소비 인구 유입을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올레 시장을 따라 이어진 친수 시설의 모습

경험을 파는 프랑스 전통시장에서 배운다

프랑스 파리의 전통시장에서는 요리의 천국답게 프랑스 각 지방과 유럽 주변국의 산지에서 생산된 먹거리들이 높은 신선도를 유지하며 팔려나간다. 물론 프랑스 역시 대형마트를 찾는 이들의 발길로 대형마트의 주차 공간이 부족할 정도라지만 유통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한국의 전통시장과는 달리 파리의 전통시장은 오후장 및 주말장의 확대, 시장별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테마로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해당 지역의 특산품을 비롯해 산지에서 직접 생산되는 1차 식품군을 저렴한 가격으로, 비교하며 살 수 있다는 점이겠지만 더 큰 장점은 산책 겸 여행을 하듯 장을 보는 재미와 정으로 대변되는 상인들과의 대화를 통한 경험을 사는 것에 있을 것이다.

특히 치즈가 유명한 프랑스는 지역 전통시장들에서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만날 수 있는데, 치즈를 고르면서 상인을 통해 해당 지역의 역사, 기후 등을 상인을 들을 수 있고 먹는 방법 등의 식문화를 배우면서 그 곳만의 향토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영화 속에 속속 등장하는 파리의 전통시장들은 현대 사회의 단절된 인간관계를 소통의 관계로 이어주는 고리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의 접근 가능성까지 열어줌으로써 물건을 사고파는 곳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샘고을 시장의 문화 행사 중 하나인 정읍 샘고을 나이트 행사 모습

물건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전통시장을 위하여

앞서 말했듯 전통시장은 더 이상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닌 문화를 파는 곳이다. 때문에 미래 소비 세대인 젊은이들의 행보에 맞추어 IT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전통시장의 문화를 발굴 향유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지원적, 제도적 장치를 넘어 전통시장 상인들의 자발적 개선 노력으로 그 시장만의 이야기를 찾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컨대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의 경우, 시장상인들이 모여 자체 CF를 찍고, 극단을 만들어 연극을 선보이는 등의 노력으로 소비자와 함께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에 있으며 정읍 샘고을 시장 역시 100년 동안 정읍에서 소통의 장의 역할을 해왔듯 샘고을 ‘별 나이트’ 행사, 청년 장사꾼 프로젝트 등의 청소년과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미래는 지난달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대전에서 더욱 자세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아 19일부터 사흘간 열린 2012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는 전통시장의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에 대해 공감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되었으며, 1기관 1시장 등, 공생 발전을 통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꿈꾸는 이번 박람회는 기업과, 시장, 소비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대동문화 73호 [2012 11.12월호]

김영기 시장경영진흥원 홍보팀장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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