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정남진 토요시장은 장흥읍 탐진강변에서 열린다. 대표 특산물인 표고버섯과 녹차 쇠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이런 말들을 평소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전통시장 어떻게 살려주실 겁니까? 전통시장 꼭! 살려야 합니까? 전통시장 아니어도 살 곳은 많은데….”

그런데 위의 말들은 전통시장의 기능적 측면에서의 해석일 것이다. 진짜 전통시장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시장은 마트가 아닌 지역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우리 민족의 공동 생활체이자, 생활의 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건 그 민족성과 삶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으면 바로 전통시장으로 가보라고 어떤 인류학자가 말했다. 지역의 정서는 물론 그 고장의 풍습과 인간적인 맛이 느껴지며 지역 정서의 잣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 전통시장이 이렇게 몰락했을까?

전통시장에서 종사하는 상인들은 바보들인가? 이렇게 몰락하고 침체되어가고 있었는데 자각하지 못하고 지금 와서󰡒살려 달라고󰡓“잘 살아보자”고 소리치는 것인가? 아니,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지금 전통시장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이 자신 스스로가 몰락하는지조차도 몰랐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치 큰 병에 걸린 중환자로 비유하자면 마지못해 옆에 있던 사람들이 저 사람 아프면 집안 경제가 어려워지니 더 큰 돈 들기 전에 수술 치료하고 예방법 알려 주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2004년부터 시작된 전통시장 활성화가 전국 상인의 절대적 지지와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닌 정부 주도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7~8년이 지난 지금 시점은 상인들의 의식 개혁, 체계적인 정부 지원과 교육 그리고 상인 조직이 활성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전통시장의 개혁과 개선의 의지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잘못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정치인? 정부관료? 유통 전문가? 왜 그동안 그들은 유통시장의 험난한 파고 앞에 전통시장을 속수무책으로 방치해 두었을까 생각해본다. 누구에게든 어느 단체 이 문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은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유통시장의 환경은 계속 발전적으로 급변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최근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유통 전문가가 많이 있는데 이들 유통 전문가들이 점포 경영의 연구, 대형화 전문화되어가는 유통 환경과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 변화가 전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연구해서 행정부와 입법부에 자문을 해주고 지원 정책을 세우도록 독촉하여 주어야 하며, 시장 상인회와 점포 경영자들과 함께 전통시장의 혁신적인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은 그 지역의 가장 큰 중소기업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전통시장을 살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형 할인점, 하나로 마트, 인터넷 쇼핑을 통해서 얼마든지 그들은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의 유통 환경은 충분히 그런 소비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그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의 상인들이 그곳에서 벌고 그 지역에서 소비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역을 살리는 사람들이 지역민이고 지역민이 지역의 소비를 촉진하는 구조로 유통되는 곳이 바로 시장인 것이다. 전통시장은 생산, 소비, 가공, 유통의 큰 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역 경제의 축으로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지역의 심장이다.

전통시장을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는 최근 성공한 시장의 사례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시장 환경 개선, 아케이드 설치, 고객 휴게소 같은 시설도 중요하지만 진짜 성공한 시장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여기서, 상품이란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볼거리, 놀거리, 살거리, 즐길거리를 모두 갖춘 시장은 성공의 문턱에 훨씬 가깝게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단순히 전보다 더 나아진 시설에서 물건만 파는 시장은 성공할 수가 없다. 또한 전통시장은 지역 특산품 생산 및 유통에 대한 기능과 더불어 지역의 커뮤니티 유지 측면에서 유지되어 새로운 문화적 가치가 있는 장소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전통시장의 긍정적 활성화의 키워드

“전통시장 어떻게 살려주실 겁니까? 전통시장 꼭! 살려야 합니까? 전통시장 아니어도 살 곳은 많은데….”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시장을 시장답게 만들어 가면 됩니다.”

시장은 화려한 물건과 완벽한 디스플레이가 갖추어져 있는 백화점일 필요가 없다. 시장은 허름한 옷차림으로도 슬리퍼를 신고도 아무 부담 없이 찾아와서 세상과 호흡하는 장소이다. 그런 곳에서 소비자는 ‘가치 있는 물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장소’여야 한다. 앞으로의 지역 시장은 일본 전통시장들이 성공한 것처럼 상인과 주민이 중심이 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신해야 한다.

최근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 정책의 패러다임이 시설 개선 중심에서 문화와 전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부문의 접근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자본과 경영의 영세성을 벗어나 자생력을 강화하려는 전국 1,517개의 시장 상인 조직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상인 중심의 자구책과 그들 가운데 전문 지식을 갖춘 열정적 리더를 중심으로 전통시장의 도약이 기대되는 것이다.

대동문화 73호 [2012 11.12월호]

김유성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상인회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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