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고유의 분위기와 문화 예술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젊은 작가 75명이 한 곳에 모였다. 동구 장동 쿤스트 라운지에서 ‘V-파티’를 하는 모양이다. 쿤스트라운지 내 숄츠 앤 융 갤러리에서는 늘 톡톡 튀는 문화 파티가 열린다. 판이 만만치 않다. 기존 미술관·갤러리의 틀에 박힌 전시를 벗어났다.

그리는 놈, 만드는 놈, 꼼지락하는 놈, 찍는 놈, 랩하는 놈, 노래하는 놈, 춤추는 놈, 믹싱하는 놈 등등, ‘놈!·놈!·놈!’들의 향연이다. 놈들이 모여 만든 하나의 빛이 만발한다. 별의별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두가 하나의 별이 된다. 그들이 거기 모인 까닭은 무엇일까?

“저는 젊은 창작인들을 보면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실제 함께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요. 젊은 창작인이 머물지 않는 도시는 창의성이 부족한 도시이고, 어떻게든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서 창작인들이 오고 싶어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쿤스트 라운지 정유진 대표의 생각이다.

일단 모이면 어떻게든 유쾌한 음모가 꾸며진다. 베를린이나 파리, 뉴욕을 지금의 문화도시로 이끈 것도 젊은 창작인들의 혈기였다. 정유진 대표는 젊은 창작인들이 모여 반란을 꿈꾸면 언젠가 광주도 문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언젠가 그런 멋진 카페를 자신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쿤스트 라운지다. 가슴이 뛰는 문화 영토다.

문화 반란을 꿈꾸는 놈들의 질주

쿤스트라운지는 ‘예술(kunst-쿤스트)이 담긴 거실’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만나 소통하는 공간은 우리 주변에 아주 많다. 하지만 문화 예술의 분위기를 느끼며 한 잔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그리 흔치 않다. 그래서 공간도 특별하게 꾸몄다. 문화전당이 보이는 앞쪽 테라스는 생각의 공간이다. 문화전당은 생성이면서 또한 소멸이다. 우리 주변의 사라져 가는 풍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정원이다.

쿤스트 라운지의 핵심 공간은 지하 갤러리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 공간은 테라스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쿤스트 라운지는 아트 카페다. 문화와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자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커피와 홍차를 마실 수도 있다. 독일 맥주와 와인도 팔고 다양한 음료도 있다. 브런치나 파스타 등 가벼운 식사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는 재미들을 모두 덤으로 가져갈 수 있어 풍요롭다.

“아무래도 이건 제 욕심인 것 같아요. 전시와 문화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에 관련한 일을 해왔던 탓인지 오래 전부터 제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을 꿈꿔왔어요. 물론 지금 이 시점이 아니라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기는, 10년 뒤쯤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공간이 저를 찾아왔어요. 오래 전부터 사용하지 않은 지하 공간을 마치 보물창고처럼 발견하게 된 뒤로 제가 생각해온 꿈을 좀 더 일찍 실행하기로 했어요. 게다가 아시아문화전당을 마주보고 있어요. 공간의 위치에서 기호 식품만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 도시답게 문화도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제 자신에게는 매우 중요한 미션이었던 같아요.”

문화 도시답게 문화도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정유진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미션이었다.

늘 가슴이 뛰는 문화 영토 개척하기

정유진, 그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오던 공간을 실현해내기 위해 한참을 뛰었다. 혼자만의 열정이 아니었다. 그를 지지해 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올해 내내 함께 공간 구성에 매달렸다. 2012년 8월이었다. 마이클 A. 사이먼의 신작 컴템포러리한 전시를 시작으로 갤러리와 카페를 오픈했다.

문을 여는 것보다 카페를 정상 궤도로 올리는 일은 더 힘든 노력을 필요로 했다. “아무튼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어요. 그래서 2013년에는 좀 더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할 생각이에요. 카페와 갤러리, 그리고 상업성과 비상업성을 오가며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담아보려고 해요.”

그는 여행을 무척 즐겨한다. 어떤 곳을 가던 그 지역을 대표할 만한 멋진 카페를 찾아간다. 그곳의 현지인과 그와 닮은 이방인들도 만난다. 그들과 소통하는 법도 배운다. 독특한 고유의 분위기와 문화 예술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고 돌아온다. 그럴 때마다 그는 언젠가 그런 멋진 카페를 자신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쿤스트 라운지다.

그는 지금 문화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에게는 많은 경험이 있다. 광주 비엔날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관련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다. 그 필드 경험을 바탕으로 홀로서기가 가능한 문화 공간을 꾸려 나갈 생각이다. 쿤스트 라운지는 가슴이 뛰는 문화 영토다.

대동문화 74호 [2013 1.2월호]

한경숙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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